시즌 초반에 경기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경기가 무르익고 재미있어지는 12월부터 경기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시즌 첫 경기는 어웨이로 치러졌다. 방송을 통해 관중석을 보니, 많이 오지 않았다. 평일 시즌 나의 팀의 어웨이 첫 경기는 사람들이 많이 오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 내가 응원하는 현대캐피탈스카이워커스팀의 첫 홈경기 역시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많이 왔다.
경기 시작할 때 보이는 관중석이 대전 경기장보다 많아 놀랐지만, 워낙 천안 홈 경기장은 많은 팬이 오는 구장이라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저녁 일곱 시 평일인데도 많이 와서 놀랐다. 그 기쁨을 엄마에게 조잘거리며 나의 팀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결국 시끄럽다며 조용히 경기를 관람하라는 엄마의 꾸중을 들어야만 했다. 엄마의 꾸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를 보는 내내 호들갑을 떨었다.
일곱 시가 넘어서고 일곱 시가 삼십 분 정도 되니 점점 사람들이 많이 지기 시작했다. 방송을 보며 나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관중석에 모인 사람들의 응원 열기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기나긴 코로나 속에서 제대로 배구 경기를 관람할 수 없었다. 나이 드신 엄마를 코로나 시기에 모시고 관람하기 조심스러워 코로나 시기 동안은 경기장에 가 본 적이 없다. 올해는 반드시 현장 가 배구를 관람할 것이다.
천안 경기장의 실내 모습이 달라졌다. 경기장이 화려해졌다. 처음부터 응원의 열기가 느껴졌다. 확실히 열정적인 경기장이다. 한 일원이 되고 싶다. 올 시즌은 꼭 한번 가리라고 다짐하며 경기를 관람했다.
첫 경기 듀스로 잘 경기했지만 결국 1세트를 내주고, 2세트, 3세트 모두 대한한공에 내줬다. 대한한공 한선수 세터는 실력이 뛰어나고 똑똑한 플레이어 같다. 경기하는 내내 잘 흔들리지 않으며, 판단력이 빠른 편인 것 같다. 해설자나 감독들처럼 선수들의 기량과 특징을 평가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한선수의 실력은 독보적인 것 같다. 배구에서 머리가 좋아야 하는 플레이어는 세터라고 한다. 그 역할을 똑똑히 해내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대한한공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도 개개인의 역량이 탁월하다. 공격수들의 파워가 방송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외국인 선수가 서브할 때 방송에서도 ‘퍽’ 하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강력하다. 작년, 재작년 우승한 팀이지만 그전부터 이미 경기를 잘하는 선수가 많이 포진되었던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우리 팀은 잘 나가던 시절을 뒤로하고 몇 년째 꼴찌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첫 경기, 두 번째 경기를 보면서 작년과 재작년과는 조금은 달라진 경기 결과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꼴찌에서 성적이 왔다 갔다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경기력이 왔다 갔다 하는 선수가 많아 보여 걱정이다. 대한한공은 그런 선수가 많이 없어 보인다. 현대캐피탈스카이워커스 선수들도 경기력이 안정적인 대한한공 선수들처럼 경기를 할수록 단단해지고,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기복이 커 늘 보는 팬으로서 불안하다.
오늘 경기에서 홍동선 선수가 잠깐 경기를 뛰었지만 활약하는 모습에 선수의 경기력을 기대하고 있다. 마른 체형에서 강력한 파워가 나온다. 힘의 분배를 어떻게 해 마른 체형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스파이크가 나오지는 궁금하다. 대한한공의 곽승석처럼 말이다. 대한한공 곽승석 선수는 얼굴이 말랐는데도 재치 있고, 힘이 있다. 홍동선 선수도 곽승석 선수처럼 주전으로 뛰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승리하고 실패하고 반복하겠지만,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승리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 없이 경기하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즐겁게 즐기며 경기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