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동안 매일 글 쓰는 행위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행위를 매일 일정한 시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만만치 않다. 작심삼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삼 일을 넘기는 일도 쉽지 않으니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적응 중일 때 100일 글쓰기 참여를 신청했다. 지금 하는 일자리는 단기간의 밥벌이를 해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밥벌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일 이외의 시간은 오로지 나를 위해 보내기로 작정했다.
원래는 일을 끝내고 오면 공무원 공부나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였으나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 사 년 정도를 혼자 일하면서 사람들과 교류 없이 일하다 보니 사람들과 많이 부딪히며 출퇴근하는 것조차 피로감이 심했고, 일터에서 역시 사람들이 많아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면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거기다 엄마도 연세가 있어 자주 아프고, 나 역시 허약체질로 태어난 덕분에 혼자 일할 때 덜하던 증상들이 사람들과 일하면서 다시 보이면서 병원을 들락날락했다.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다. 피곤하고 지치고, 아파 매일 글을 쓰는 일이 곤욕스러웠다. 그러나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켜내고 싶었다.
이직을 좀 한편이다. 그것이 나 자신을 발목 잡았다. 잦은 이직으로 인내심이 부족한 인간인가부터 시작해서 사회성 결연된 사람인가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생각만 했고, 부정적인 생각이 나의 일상을 파고들었다.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작년 자영업 폐업 신고 후 '난 뭘 해도 안 풀리는구나'라는 생각이 깊어져 더더욱 피해의식과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 타인에게 전파되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스스로 타인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여러 가지 자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어 100일 동안 글쓰기를 나는 끝까지 해내고 싶다.
어릴 적 남자들과 겨룬 제기차기에 이기고 싶어, 수없이 제기차기를 연습했고, 결국 나는 꽤 남자들을 이겼다. 오래전 직장에서 진행했던 제기차기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기도 했다. 상장을 고스란히 앨범 속에 간직할 정도로 뿌듯했던 일이다. 이단 줄넘기도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고, 결국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오래 달리기도 잘했다. 비록 처음에 힘을 쏟느라 나중에 힘이 빠져 아주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끈기 있게 달리고 달렸다.
그런 내가 몇 번의 이직으로 나 스스로 나를 한없이 깎아내렸다. 십 년 정도 일이 잘 풀리지 않으니 부정적인 사고까지 겹쳐서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 여전히 지금도 나를 잘 사랑할 줄 모른다. 나 스스로 나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100일 글쓰기를 끝까지 해내 스스로 상처 낸 구멍을 조금이라도 메꾸고 싶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이젠 10일 정도 남았다. 615km 국토대장정도 완주했던 나인데 언제부터 나 스스로 인내심도 없는 나로 결정짓고 단정했으니 그 갇힌 사고에서 조금 숨 쉴 틈을 줄 수 있는 100일 글쓰기를 잘 해내자고 다짐을 하게 되는 하루이다. 이제 10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