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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Aug 19. 2019

다큐멘터리 좋아하세요?

2019년 EBS국제다큐영화제(8/17~8/25)

지금으로부터 6년쯤 거슬러 올라가면 저는 기존에 접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화를 제 삶에서 다양하게 접하며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회사와 집만 오가는 생활패턴에서 인간관계도 협소하고, 삶은 단조로웠습니다. 일이 끝나면 쉬기 바빴고,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하거나, 여행을 훌쩍훌쩍 떠나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다 였죠. 이런 생활패턴 속에 제가 생각하는 삶의 방식은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극히 한정적이었습니다.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텐데 회사에 다니는 삶이 전부인 것처럼 왜 저는 착각했을까요? 보이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저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었습니다. 그저 제가 보이는 세상, 그것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문화와 삶을 접하면서 점점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이 되더군요. 그렇게 다큐멘터리 영화제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합니다. 제가 다큐멘터리를 보는 방식은 그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것들을 챙겨보는 것이었습니다. 극장을 자주 찾는 편도 아니고,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가 영화관에 자주 상영되는 것도 아니기에 제가 접할 수 있는 것은 방송을 통해서였죠.          


 

그런데 7년 전쯤 환경영화제를 알고, 환경 영화제를 보면서 그 외에도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방송이 아닌 루트를 통해서도 다큐멘터리를 접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그것을 내 것으로 승화해 활용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는 일입니다. 양질의 정보도 있지만 그저 건너뛰어야할 정보도 많고, 거짓뉴스도 많지요. 그렇게 많은 정보 속에서 우연히 EBS국제다큐영화제를 발견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EBS의 국제다영화제 기간에 상영되는 극장을 찾아 건국대로, 시청 근처로, 이화여대로 혼자 뚜벅뚜벅 가방을 질끈 메고 영화관을 찾아가 홀로 관람하였습니다. 직접 상영관을 찾아가는 일은 가슴벅찬 일이었고, 가장 즐거운 시간은 다큐멘터리 감독과의 대화였습니다. 작품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천에오십반지하>라는 작품을 통해 청춘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제가 겪었던 대학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풍족하지 못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고생했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의 아픔은 저와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아픔이라는 것을 화면을 통해 보게되었습니다. 더불어 20대 감독 즉 자신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삶을 더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제가 그들의 삶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대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순간이죠.



이외에도 여러 감독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만 가슴 아픈 다큐멘터리가 있었습니다. 그 작품은 시리아의 내전을 다룬 이야기였습니다. 목숨을 걸고 촬영한 감독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의 고통이 이루말할 수 없이 참혹하다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대부분의 사람이 살아남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으며 그들의 고통과 아픔이 전달되었습니다. 하루 빨리 평화 오기를 간절히 빌었던 시간은 제가 보지 못하는 세상 밖의 이야기를 통해 현존하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BS 국제다큐영화제는 사회, 문화, 정치, 사람, 동물, 자연 등 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표현해내는 감독들의 작품이 참으로 많습니다. 정말 다양합니다.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익한 영화제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제가 해마다 상영관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보입니다. 행사도 점점 규모가 작아지는 것 같습니다. 상영관을 찾아가 봐도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습니다. 이처럼 좋은 영화제가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 작년 상영관에 못 가 마음이 무겁습니다. 올해는 상영관에 가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감독과의 대화를 참여하고 싶은데 거리가 조금 멀어서 고민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보려고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인터넷으로 이용권을 구매해 챙겨봐야겠습니다. EBS국제다큐영화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주제에서 확장된 다양한 소재와 주제들이 즐비되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감독의 생각과 의지를 들을 때 그들의 집념과 용기를 배웁니다.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1인으로 현장에 직접 방문해 관람하는 것이 권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다면 점점 상영관이 많아질 텐데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글자 썼습니다. EBS국제다큐영화제를 순수하게 응원하는 마음으로 적습니다.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 가지 못한다면 EBS 방송에서도 같은 기간에 볼 수 있고, 그 외 기간에는 인터넷으로 볼 수도  있어요.




[EBS국제다큐영화제]

- EIDF 2019 “다큐멘터리, 세상을 비추다”

- 2019년 8월 17일(토) ~2019년 8월 25일(일)

- http://www.eidf.co.kr/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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