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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Jan 03. 2020

일 년 동안 로고디자인만 네 차례 변경했습니다

온라인 창업일지

젊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만 생각보다 사회는 냉혹했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발을 걸쳐놓다가 마음을 내려놓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렸고, 그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현실을 인식하면서부터입니다. 그렇게 나만의 살길을 찾아야 했고, 어디 가서 직원보다는 차라리 스스로 내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온라인 창업을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간의 유통과 영업, 기획, 트레이드 마케팅 업무를 한 것이 도움이 되리라는 제 경험을 비추어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보기 좋게 제 예상과 달리 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진짜 전혀 달랐습니다. 너무 큰 기대를 했었습니다. 쉽게 성공할 줄 알았습니다. 온라인 창업을 한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 올라오는 글을 볼 때마다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자괴감이 드는 날이 종종 찾아오더군요. 하지만 다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기에 그 생각에 함몰되어 있을 수는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아르바이트도 지금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저에게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렇게 마흔의 싱글 라이프는 안정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혀 다르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종종 온라인 창업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정말로 인터넷으로 하는 사업이 쉬웠을지 몰라도 실상 그 길에 들어선 저는 쉽지 않습니다. 굉장히 치열한 시장이고, 매일 매일 공부해야 하는 시장입니다. 더욱이 A부터 Z까지 혼자 진행하는 1인으로 무수한 장벽에 부딪히고, 실패하면서 배우면서 진행하는 터라 더디고, 느릿느릿합니다. 노력 대비 결과를 보고 싶은데 다들 그만큼 하고 있겠죠. 이 시장에서 버텨서 나를 이기는 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살아남고 싶습니다.


               



온라인 창업을 한 후 처음으로 했던 일은 사업자명과 운영할 사이트의 이름이었습니다. 작명소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입에서 몇 번이나 나왔습니다. 글씨를 휘갈겨보기도 하고, 단어를 조합해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단어를 찾아보기도 하는 과정을 하였지만 쉽게 이름이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남들은 참 멋있게도 회사명, 상호를 짓고, 의미도 잘 부여하는 것 같은데 저는 뇌를 쾅 때리는 아이디어가 선뜻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민을 하다 보면 이름이 떠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름을 정하고 저는 로고 작업을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일 년 동안 4차례의 로고 변경작업을 했습니다. 아직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인지도가 낮아서 몇 번의 로고 변경작업을 했어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다행이다 싶습니다. 만약 많이 알려졌다면 변경을 하는데도 여러 차례 고민을 거듭했을 것입니다.  




             

Photo by Robert Anasch on Unsplash



첫 번째, 친구에게 디자인을 의뢰했습니다.     

여러 고민을 통해 이름을 짓고, 디자인 했던 친구에 온라인 창업을 이야기했더니 로고를 만들어준다고 하여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제 사이트명에 대한 로고가 생겼습니다. 친구가 정성스럽게 만든 로고지만 계속 들여다볼수록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의 로고 형태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자연주의'하면 생각나는 로고 “이니스프리” “식물나라” 등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하는 분야는 화장품이 아니라서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뱅뱅 맴돌았습니다. 친구에게는 고맙지만 사용하기를 망설였고, 다시 새로운 고민을 했습니다.     


    

두 번째, 직접 로고를 디자인했습니다.

제 생각을 담아 직접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로고가 탄생했습니다. 의미를 부여해 만들었지만, 이것 또한 '옛날답다. 모호하다. 부족하다. 색상 조합이 마음에 안 든다' 등등의 이유가 하나둘 붙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고민 후 저는 로고변경을 위해 또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로고 디자인 업체에게 의뢰했습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 전문적으로 로고만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나 업체들이 있더군요. 그렇게 크몽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쓸 수 있는 비용이 거의 없는 저는 저렴한 가격에 로고디자인을 의뢰했습니다. 저렴하지만 그래도 나름 산뜻한 로고 디자인을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애매한 로고 디자인이 왔습니다. 작업 결과를 준 분에게는 고맙다는 표현을 했지만 사실은 제가 원하는 로고가 아니었습니다. 몇 번의 수정밖에 하지 못해 원하는 수준까지 로고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고, 아쉬운 결과를 가지고 로고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로고로 라벨지도 만들고, 인터넷 사이트에도 올리고, SNS에도 올리고, 명함도 만들었습니다. 명함을 만들었지만, 아직 한번도 누구에게 나눠준 일은 없네요.       


    

네 번째, 로고 디자인 앱을 통해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부족하다고 느껴졌던 로고를 잘 사용하다가 오늘 은행에서 순서를 기다리면서 전단지 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앱를 서칭하는데 전단지 앱 밑에 로고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앱이 뜨는 것이었습니다. 2% 아니 그 이상. 어딘가 부족하다고 늘 느끼고 있던 제게 로고 디자인 앱은 유혹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앱 리뷰를 보니 후기도 꽤 좋게 나와 있더라고요. 다만 유료라서 부담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깔고 주 단위 결재로 7,000원 안팎으로 진행했더니 로고를 초보자인 저도 만들기 편하게 앱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로고 디자인이 탄생했습니다.        



  



로고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로고라는 요소가 개인, 법인 사업자든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고를 통해 사람들이 인지를 할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고 작업은 최대한 자신의 성격과 맞고, 자신을 잘 표현해야 하는 작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찾지 못한 것 같지만 언제든 신선하고, 산뜻하고, 잘 표현될 수 있는 로고 디자인이 생각난다면 언제든 바꾸고는 싶습니다.      



만약 하는 일이 잘 돼 이미 사람들로부터 로고가 인지되었다면 쉽게 바꾸지 못하겠지요. 그런 일이라도 올해는 꼭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선택의 길에서 저는 현재 이 길을 택했고, 이 길에서는 꼭 결과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일복이 참 많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직장 다니던 시절, 사무실 15층 전체에서 맨 마지막으로 남아 불을 끄고 다닌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일복은 많은 데 비해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결과를 이뤄낼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긍정의 힘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로고를 새롭게 한 오늘, 새로운 로고가 저에게 행운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라봅니다.     



실패도 자주 하다 보면 사람이 의욕이 꺾이고, 자신감도 잃고 합니다. 하지만  고비를 넘기면 우리에게 따뜻한 선물과 ‘삶은 그래도 살만하다라는 말을  밖으로 꺼내는 날이 분명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창업 교육이 필요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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