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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Jan 26. 2020

험난하지만 해볼 만하다.


오늘따라 어떤 이의 글이 저를 심란하게 했습니다.

예전에 근무했던 조직이 저에게 큰 곳이었고,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했기에 지금 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조직을 몇년 같이 다녔던 그에게는 그곳이 상당히 작았나보네요. 작다는 표현의 글을 썼네요. 사실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지금의 그가 거기 있었기에 그 다음이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는 그곳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말이죠. 작게 표현한 부분이 사실 아쉽더라고요.





어느 자리이든, 어느 곳이든 가치는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겠죠. 그것 그의 생각일 뿐인데 제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가 말한 같은 공간에서 열심히 일한 저를 부정당한 느낌이랄까요?. 타인이 저를 부정한 게 아닌데 오늘따라 그렇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씁쓸해지는 마음입니다. 그곳에 있을 때 몰랐어요. 지금 1인 창업자로 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제 상황을 보면서 참 과거에 내가 운이 좋았었구나라는 생각을 가끔 하거든요. 그전보다 경제적, 불투명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저에게는 그곳은 매달매달 수입을 걱정하지 않아도 생활비를 쓸 수 있는 조직이었거든요. 내 인생을 부정당한 느낌이랄까요. 그런 그가 명상을 한다면서 과거를 부정하는 모습이 어딘가 배치되는 느낌. "나 봐라, 나는 지금 예전보다 더 큰 회사에서 해외출장도 많이 다니고 이렇게 잘 나가고 있잖니, 그런 내가 명상도 하면서 마음 공부도 하고 있어. 나 진짜 괜찮은 사람이지"라고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의 삶과 내 삶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우울해지는 것을 알면서 오늘은 조금 우울해지네요. 털고 일어나야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위치에 어느 곳에 있거나 타인의 삶보다 나 자신의 삶에 주인의 되어서 잘 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날이면서 저에게도 간절히 바라는 날입니다. 언제쯤 그 정신에 입각해 살수 있을지 싶지만 인생 끝마칠때까지 마음공부는 계속해야겠습니다.







온라인 창업일기 - 초기 썼던 글입니다.

여전히 헤매고 있습니다. 몇 개월 만에 성과 내는 사람 대비 일 년이 지나도 여전히 성과가 없네요.

이 길을 잘 갈 수 있을까 오늘따라 두렵습니다.




이미 갖춰진 자원이 있는 환경과 조건에서 일했다가 전혀 자원도 자본도 없는 1인이 무엇인가를 해보려니 길을 잃을 사람처럼 헤매고, 갈팡질팡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나, 누구와 해야 하나, 질 좋은 자료수집은 어디서부터 하지 혼자 생각하고, 처리할 일들이 산더미입니다. 나태해지려면 한없이 나태해지고, 하고자 한다면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부쩍 직장인이 아닌 일을 혼자 시작해 자리를 잡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끼는 하루하루입니다.



여러 가지를 뒤적거리면서 모든 것은 혼자 할 수 없다는 현실을 느낍니다. 잘 알려진 브랜드, 기업, 학교를 앞세워 알리는 일보다 몇 배나 어렵고 힘든 일이 혼자 하는 것을 알리는 일이라는 것 또한 알아가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잘 갖춰진 환경에서 있을 때 몰랐던 일을 혼자 하게 되니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잘 갖춰진 환경에서 느끼지 못했던 일을 알게 되는 좋은 점과 동기부여도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씩 차곡차곡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며, 누군가 시켜 원치 않는 일을 할 때와는 다릅니다.



자원도, 자본도 없는 1인으로 제품 소싱, 가격 책정, 디자인, 마케팅 홍보 등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과 마케팅 업무 담당자로서 일한 경험이 없어 이런 일을 하려니 어설프고, 생소합니다. 그나마 마케팅 부서와 협력해 일하면서 주워 들었던 것으로 흉내 내고 있어 다행입니다.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변화된 환경 속에서 텍스트보다 영상, 이미지에 영향을 더 받아가며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저는 텍스트 시대를 살짝 걸친 세대라 영상, 이미지의 감각이 다소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 모든 이유를 제쳐두고 우선 디자인을 배우기로 정했고, 지금은 배운 지식을 활용해 실무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소 역량이 부족해도 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100%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 싶어서요.






단순한 작업도 몇 시간에 걸려 작업 결과가 나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수정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시간은 무참히 잘 흘러갑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성과가 거의 없어 마음이 불안하지만 희한하게도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면 정신적으로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작년 연말 불안과 걱정, 분노, 억울한 감정이 일상 깊숙이 침투해 감정의 너울은 극에 달했고, 엄청 예민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비해 경제적으로 더 좋은 상황은 아님에도 마음은 조금 더 편안해졌습니다. 잡히지 않을 것에 매달렸던 마음을 내려놓았던 일과 불모지 분야에 아직 미세하지만 스스로 생산하고, 창조하는 작업에서 오는 성취감이 저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저를 긍정하는 시간이 늘어나서일까요?



빨리 이루고 싶다고 안달복달하면서 산 날이 여럿 해입니다. 지금도 가끔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안달복달할수록 제가 이루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자주 멀어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계획한 일들이 무참히 짓밟히고, 이뤄지지 않을 때 세상을 탓하고, 사회를 탓하고, 환경을 원망하면서 보낸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정신은 온전치 않고, 피폐해지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습성이 살아있지만 그런 저를 알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하는 작업이 많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쉽지 않고, 결과도 더디지만 그래도 해볼 만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은 흔들리지 말고, 에너지를 잘 비축하며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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