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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Jul 06. 2021

덕분에

글을 쓰고 싶다면서 밥벌이 핑계삼아 거의 쓰지 않았다. 어쩌다 생각날 때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정도였다. 꾸준함이 없었다. 결국 지난달 타인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30일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매일 나에게 날라오는 단어를 3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썼다.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같이 참여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전혀 모른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글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하지만 어색하고 창피해 공유하지 않은 글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에는 공유하고 싶었다. 나와 소통했던 사람들과 글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글에 과연 사람들이 반응을 보일까 두려웠다. 기대하지 않았다. 많이 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난 인플루언서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니고 평범한 하루를 사는 아닌 평범보다도 못한 사람, 세상살이에 뒤처져 있고, 나약하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몇 명분이 지속적으로 나의 글에 댓글을 남겨주고, ‘좋아요’를 눌러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고마웠다. 나는 국어 시간을 괴로워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나의 글에 항상 자신이 없었다. 맞춤법도 어렵고, 화려한 문체나 문장도 없고, 글의 인과관계는 제대로 쓰고 있는지, 매끄럽게 글을 쓰는지 항상 의구심을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한지라, 글을 공유하고 싶었다. 거기다 부정적인 글로만 채워졌던 나의 과거를 반성하면서 새롭게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프로젝트 한 달 동안 페이스북에 공유한 나의 글에 반응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고맙고, 힘이 났다. 용기 주는 말 덕분에 ‘그럼 더 써볼까’라는 고민을 했다. 프로젝트 운영팀에서 보내주는 단어를 나 스스로 매일 정하고, 그 단어에 맞는 글을 써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꼭 950자가 아니더라도 용기 내 글을 써보고 싶다. 나는 누군가의 응원이 절실했나 보다. 낯선 도시에 가볍게 밥 먹자고 불러낼 친구가 없어 엄마와 단짝인 내가 응원을 받다니 정말 고마웠다. 마음 내주고,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당신들 덕분에 용기 내 글을 조금 더 써 볼까 해요. 당신들 덕분에 제가 하루를 더 값지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 더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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