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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사라지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법

나를 지키는 ACT 코칭, 심리적 유연성 키우기 (1)

by 명랑세린
Coaching Check-in
오늘 하루 동안 여러분은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감정은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때로는 감정이 우리를 제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동안,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웰빙 코칭 시작합니다.


수용전념코칭(ACC) 1회 시작

오늘부터 6회에 걸쳐 심리적 유연성을 키우기 위한 코칭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 코칭을 통해 여러분은 감정을 다루는 법과 자신의 가치에 기반한 행동을 실천하는 방법을 얻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학기, <코치를 위한 응용심리학> 모듈에서 '수용전념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이론을 처음 접했습니다. 수많은 심리학 이론 중에서, 특히 ACT 이론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10년 넘게 인지행동치료(CBT)를 중심으로 자기 계발 강의를 진행해 온 경험을 되돌아보게 되었죠.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퍼실리테이터로서, 저는 주로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워크숍을 진행해 왔거든요.



2세대 인지행동치료(CBT)의 한계와 3세대 수용전념치료(ACT)의 발견

인지행동치료(CBT)는 우리가 부정적인 자동 사고를 인식하고 이를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변화시키는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못생겨서 인기가 없어”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고를 “내가 가진 외적인 매력은 충분하고,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혹은 “나만의 독특한 매력을 찾을 수 있어”라는 방식으로 사고를 교정합니다. 이 과정은 비합리적인 사고를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바꾸는 훈련입니다. 효과적이긴 하지만,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고, 때로는 그 과정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ACT 이론은 다릅니다. 감정과 생각을 억지로 바꾸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처음 이 이론을 접했을 때, 마치 새로운 무기를 얻은 기분이었어요. “무기”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일 수 있지만, 그만큼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이상하게도 ACT의 개념이 제게 훨씬 더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ACT: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과거에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항상 없애거나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죄책감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사고는 교정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ACT 이론을 통해, 저는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없애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나를 부정하지 않고, 내가 느끼는 어떤 감정이나 생각에 저항하지 않는 상태. 바로 그게 ACT의 6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수용(acceptance)’이었습니다.



ACT가 제안하는 수용이란?

불안을 느낄 때, 우리는 종종 이유를 따지고 듭니다. “왜 불안해?”, “불안할 이유도 없잖아.”, “불안해하지 마!” 하지만 그런 말이 불안을 없애주지는 않죠. 오히려 그 감정은 더 또렷하게, 더 거세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ACT는 이런 제안을 합니다. 불안을 없애려 하지 말고, 이렇게 말해보라고요.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이 단순한 인정이 수용의 시작입니다. 이 접근은 마치 하늘과 구름의 관계와도 닮았습니다. 하늘은 ‘나’이고, 구름은 내 ‘생각’이나 ‘감정’이에요. 우리는 하늘을 보며 “구름이 왜 떴어?”, “구름 없어져!”라고 하지 않죠. 그저 “아, 구름이 있구나.” 하고 지나갑니다. 때로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때로는 먹구름이 잔뜩 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하늘은 계속 하늘이고요.


마찬가지로, 불안·슬픔·짜증 같은 감정도 구름처럼 우리에게 뜨는 겁니다. 우리는 그것에 휘둘릴 필요 없이, ‘그저 그렇게 떴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구름이 떴다 한 들 내가 하늘이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요.


“아, 내가 지금 못생겼다고 생각하는구나.” “아, 지금 아무것도 하기 싫구나.” “아, 지금 정말 불안하구나.” “아, 지금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억지로 없애려 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게 해 보는 것. 들어오면 들어오게 두고, 나갈 땐 흘려보내는 겁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연습법

설명은 간단해 보이지만, 익숙해지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방법은 '반복하기(literalization)' 실습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실패자야”라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 문장을 10번 이상 소리 내어 반복해 보는 겁니다. “나는 실패자야. 나는 실패자야. 나는 실패자야…” 처음엔 마음이 철렁 내려앉을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반복할수록 그 문장은 점점 낯설게 느껴지고, 결국엔 의미 없는 소리 조각처럼 변합니다. 그 순간 깨닫게 되죠. “아, 이건 그냥 하나의 생각일 뿐이구나.” 좋아하는 노래에 가사로 입혀서 불러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생일축하 노래에 "나는 충분하지 않아~ 나는 충분하지 않아~ 나느으으은~ 충분하지 않아~"라고 불러봤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는 사라지고, 소리만 남고, 웃기더라고요. 좋아하는 노래에 여러분의 생각이나 감정을 가사로 사용해서 불러보세요.


두 번째 방법은 신체 감각에 주목하는 연습입니다.

감정을 느꼈을 때,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겁니다.

“이 감정은 내 몸의 어디쯤에 있는가?”

“그 크기는 어떤가요?”

“모양은요?”

“무게가 있다면 어느 정도일까요?”


예를 들어, 불안을 느낄 때 어떤 사람은 가슴이 조이는 느낌을, 어떤 사람은 목이 뻐근해지는 감각을 떠올립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을 이렇게 신체 감각으로 옮겨보면, 감정은 더 이상 막연하고 무거운 것이 아니라, 다룰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으로 느껴집니다. 그렇게 감정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잠시 함께 머물러도 괜찮은 손님이 되고요. ACT의 수용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이런 연습을 통해 길러지는 삶의 태도입니다.



Coaching Check-out

다음 코칭 전까지 ACT 이론에서 말하는 심리적 유연성 중 첫 번째 요소인 ‘수용’을 한 번 연습해 보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대화가 더 풍성해질 거예요. 코치로서 바라는 건, 여러분이 이전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감정과 생각을 수용하며 조금 더 편안함을 느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지금 느끼는 감정을 한 문장으로 적어보기

그 감정이 내 몸 어디에 있는지 알아차려보기

“아, 내가 지금 ___하는구나”라고 소리 내어 말해보기



ACT의 6가지 핵심 요소(이론이 궁금한 분들을 위한 코너)

ACT 이론은 감정과 행동을 다루는 6가지 핵심 요소를 통해 우리의 삶에 심리적 유연성을 키워줍니다. ACT의 핵심 요소를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수용(Acceptance): 감정이나 생각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 감정과 생각을 나와 별개로 바라보는 것.

현재 순간에 집중(Present Moment Awareness):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기.

자기 가치 확인(Value Clarification):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확인하기.

행동 유도(Committed Action):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가치에 맞는 행동 실천하기.

자기 관찰(Self-as-Context): 내가 아니라 내 감정과 생각을 관찰하는 시각.


오늘은 그중에서도 ‘수용(Acceptance)’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았습니다. 다음 코칭에서는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을 다루겠습니다. 그럼 다음 웰빙코칭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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