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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 영 Jul 16. 2018

생각을 나누며 성장하는 콘서트?

조금 묵혀둔 기자의 서랍 by 철없는 영

<EBS 생각하는 콘서트> '말이 칼이 될 때' 공개 강연 취재현장

-2018.07.13(금)- 

본방 : 2018.08.05(일) EBS 2TV 밤 10시 50분



한 가지 이슈를 놓고 가끔은 집단적으로 '생각'이란 걸 해보면 어떨까 싶은 순간이 있다.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공유하다 보면 사회에 고질적으로 만연해 있는 문제들도 집단지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명 자체가 '생각하는 콘서트'다.

EBS  2TV 일요일 밤 10시 50분, PLUS2 금요일 오전 9시 50분에 만날 수 있는 <EBS 생각하는 콘서트> 무료 공개 강연에 다녀왔다. 



2018년 7월 13일(금) 오전 11시부터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된 공개 강연.

장소는 창동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무중력지대 도봉'. 산뜻한 주황색 건물이 한여름 눅눅한 습기를 말려주는 듯했다.

무중력 지대...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공간...
우리들 생각의 흐름에도 어떤 강제적인 외압이 작용하지 않고 스스로 선한 것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출입구를 찾느라 헤매는 와중에 만난 EBS 촬영 차량!

대한민국에 살면서 교육방송 한 번 안 보고 자란 사람이 있을까... 
언제나 친근하고 반가운 맘이 드는 EBS.



자극성이 강하거나 오락성이 크지 않아서 강연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거란 예상을 뒤엎고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로 강연장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자유롭게 배치된 책상과 의자를 차곡하게 채워가는 청강자들.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어떠한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을까?



2018년 8월 5일(일) 밤 10시 50분, EBS 2TV에서 방송되는 이번 <EBS 생각하는 콘서트>는 '말이 칼이 될 때'라는 제목으로 연사 3명의 강연과 Q&A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그 첫 번째, 서희정 언론학 박사가 들려주는 '의사소통과 우리 사회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들..

소통은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까?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떤 문제들을 안고 있을까?

울리는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잠시 갈등의 시간을 보낸 일이 많다. 
'전화를 받을까? 말까?'
'폰 포비아'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새로운 누군가와 직접 언어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불편한 일이 되었다. 사람들은 점점 문자 언어에 의존하고, 기계와 신 기술에 의존하여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 잘못된 미디어를 통해 오류가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서희정 박사는 '미디어의 다른 시선'에 강연의 초점을 맞췄다.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도 방송 채널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뉴스들, 일부만 확대하여 본질이 흐려지는 보도들, 뉴스에 달린 댓글을 통해 오히려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경향에 대해 이야기를 풀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는가'에 따라 의사소통은 그 색채를 바꾸기도 한다.

전문 인력이 정해진 매체를 통해 쏟아 내는 메시지들. 그것은 전달자의 일방적 시각을 담고 있어 수용자들의 비판이 개입될 여지가 적어 원활한 토론의 장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그러나 요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누구나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전달할 수 있다. 오히려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것을 제대로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미디어의 소식들을 올바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의 강연도 이어졌다.

공감을 가능하게 하는 말, 그러나 이 말이 오히려 상대를 찌르는 칼이 되기도 한다. 생각 없이 내뱉는 비하 발언, 각종 혐오 표현들... 이런 말들은 상대에게 어떠한 위협을 주며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하는지 잠시 동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가 때때로 사용하는 혐오 표현 피해자들은 대부분 힘이 약한 소수자들. 그들은 언어폭력을 통해 정신적 충격이나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고 심지어는 언어폭력이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주류 집단과 멀어지면 혐오가 시작되고, 이렇게 조성된 혐오는 그들의 이미지를 왜곡시켜 버린다. 혐오 대상 집단에게 가해지는 언어폭력은 점차 직접적인 행동의 혐오로 발전한다. 

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주류 집단 밖으로 밀려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날카로운 말의 칼 끝은 언제나 우리 자신을 겨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세 번째 이어진 정신과 전문의 박한선 교수의 '가십과 언어의 진화, 댓글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들.

인간의 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20%를 차지한단다. 영장류인 침팬지의 뇌가 600g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뇌는 1400g으로 월등히 무겁다. 인간의 뇌는 이렇게 사회적 활동을 위해 커지며 진화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의 인지 모듈은 부정적 정보에 더 민감하다는 것. 
사회에 난무하는 온갖 가십과 검은 댓글은 이러한 이유에서 시작된 것일까 궁금해졌다.


문자언어가 발달하면서 이런 부정적 가십은 점차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자극성, 선정성에 따라 더욱 집중받는 소식들, 급기야는 여론이 극으로 치달아 양분되는 현상들 까지... 더 이상 무엇이 본질이고 진실이었는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공론의 장에는 무수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얼굴을 가리면 더 대담하고 용감해지며, 또 누군가는 술렁이는 공론의 물줄기를 자신의 논으로 대기에 바쁘다.



세 강연자의 강연이 모두 끝나고 이어진 토론의 장. 

스스로 좋은 미디어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가짜 뉴스를 배제하고 객관적 정보를 얻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서희정 박사는 '다양한 이견을 추구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불편하더라도 내가 가진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도 생각해 보는 것.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미디어 편향성을 진단할 수 있고 올바른 뉴스를 구분하는 힘이 생긴다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현상에 어떠한 대책이 필요한가요?


홍성수 교수는 '가장 시급한 영역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니 먼저 '고용 현장'과 '교육의 장'에서 행해지는 혐오를 막아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피해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차별이 가해지고 더 큰 집단행동이 유발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성찰, 반성 등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현상 바꾸기가 가능할까요?
좋은 댓글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박한선 교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언급했다. 누군가를 혐오하고 그것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인간은 누구나 가십을 좋아하고, 더 나아가 자극적인 정보를 빨리 수용하는 어두운 습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 
듣기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불편한 다른 색깔의 의견에도 내성이 생겨 매번 날을 세우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 자체가 복잡하고 딱히 해결책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주제들이지만 이렇게 함께 생각하고 나누는 노력 자체가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바꿔갈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이 칼이 아닌 약이 되는 세상. 이런 노력들이 누적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의사소통과 사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EBS 생각하는 콘서트> '말이 칼이 될 때'는 2018년 8월 5일(일) 밤 10시 50분 EBS 2TV에서 본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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