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공방 체험
취향을 선물하다
졸업식이 끝나고 가족들과 식사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 하루를 어떻게 기억하게 해 줄까’ 고민하다가 향수와 핸드크림 만들기 공방을 예약했다.
나에게 향수는 곧 추억이다.
신혼여행길에 샀던 디올의 자도르향수,
친구들과 일본 여행에서 각자 취향대로 골랐던 SHIRO 향수,
선물로 받았던 향수들,
병 하나하나에 시간이 담겨 있다.
그 향을 다시 맡으면 그때의 공기와 웃음, 마음의 결까지 따라온다. 그래서 졸업이라는 이 말미의 시간을, 향으로 덮어주고 싶었다.
아이들은 작은 병들을 하나씩 맡아보며 말했다.
“이건 좋아.”
“엄마도 맡아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
아이들의 표정이 또렷해졌다.
취향을 안다는 건 ‘나는 이런 사람이야’ 하고 말하는 것과도 같다는 걸 그날 나는 다시 배웠다.
첫째는 달콤한 커피와 코코아 향을 골랐다.
먹고 싶어질 만큼 달콤한 구어망드 계열.
손에 바르자 미소가 번지는 향이었다.
둘째는 상큼한 레몬의 시트러스 계열을 선택했다.
손끝에서 여름처럼 밝게 퍼지는 향.
이름 속 ‘여름 하(夏)’ 자가 떠오르는, 또렷하고 맑은 느낌.
막내는 풍성한 꽃내음의 플로럴 향수.
감정이 깊은 아이답게 향도 풍부했다. 어릴 적부터 후각이 예민했던 아이에게 참 잘 어울렸다.
향을 고르고, 섞고, 서로에게 맡아보라 권하던 그 시간. 그날 우리는 단 하나뿐인 향을 만들었고
엄마는 단 하나뿐인 추억을 얻었다.
이 향을 기억해 둘게. 그리고 성년의 날,
너희의 또 다른 시작에 어울리는 향을
다시 선물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