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해본 사람으로서, 단타보단 장기투자가 성공확률이 훨씬 높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주식쟁이들은 단타로도 재미를 볼 수 있겠지만.
이직 준비 역시 마찬가지다. 최소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준비하면 좋은 조건으로 원하는 회사에 이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우리 같은 대기업 헛똑똑이들에겐 이직에 대한 장기투자가 쉽지 않다.
우선, 방법을 모른다. 신입 공채 준비는 어느 정도의 준비 공식이 있고, 정보를 제법 쉽게 찾을 수 있다. 거기에 나의 스펙+글빨+말발로 비벼보면 어느 정도 통했고, 그랬기에 내가 이곳에서 이렇게 영혼을 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근데 경력직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부터 막막하다. 정보도 왜 이리 구하기 어려운지...
둘째, (핑계든 아니든) 시간이 없다. 일단 회사에 내게 주어진 시간의 상당 부분을 좋든 싫든 써야 된다. 근데 퇴근 후나 주말에 이직 준비를 하라고? 그러기엔 내게 허락된 이 근로 외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셋째, 너무 오래 걸린다. 장기적으로 준비하기엔 지금 당장 여길 벗어나고 싶어 미치겠다. 혹은 지금 맡은 프로젝트가 조만간 끝난다든지, 큰 조직개편이 예정되어 있다든지 하는, 이직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곧 다가오는데 이 타이밍 놓치면 망한다.
이래서 뭐든지 준비된 자에게 좋은 결과가 따르는 것이 세상의 진리라고 하나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방법이 있다! 나도 같은 상황이었고, '단타'로써 이직을 성공해냈다. 이직 결심한 날부터 첫 오퍼레터 수신까지 2달이 채 안 걸렸다.
대학 졸업할 때까지, 수능 빼고는 거의 모든 시험을 벼락치기로 임해왔던 것 같다. 이것이 내가 지금의 헛똑똑이로 성장해 온 비결(?)이고, 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또한 그러할 것이다.
다만 이 벼락치기 스킬은 제한된 환경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나름의 장점도 있었는데, 이것이 이직 과정에서 빛을 발할 줄은 몰랐다. 회사에서의 극도의 갑갑함과 이직 준비의 막막함 속에서 내 벼락치기 스킬은 최소한의 준비로,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나를 이끌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주식투자는 장투 하는 게 현명하다고들 말한다. 맞는 말이다 (단타 실패의 쓰디쓴 기억이 또...)
하지만 일반인도 단타로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 분명히 있다. 확실한 대내외 정보, 신속한 판단과 기가 막힌 타이밍, 약간의 절박함이 하모니를 이룬다면, 어떤 순간은 내가 워렌 버핏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직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주식은 실패하면 돈을 잃지만, 이직은 실패에 따른 최악의 결과래봐야 현재와 동일한 환경에서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것이다. 밑질 게 없는 도전이다 (물론 퇴사 후 이직 준비 라면, 조금 다른 얘기이다)
요즘은 어딜 봐도 온라인 강의 천지다. 유료강의 플랫폼뿐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충분히 양질의 강의 영상을 찾을 수 있다.
IT 문외한인데 IT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어서 IT 관련 강의와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당신이 올해 안에 이직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거듭 얘기하지만, 이직 준비 기간이 길수록 성공확률 또한 높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이렇다 할 준비 없이 당장 이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내가 그랬듯이.
이러한 분들께, 특히 IT 문외한이 IT스타트업으로 '단기'에 이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IT업계나 서비스, 기술 등에 대한 뿌리 깊은 이해는 '이직 단타'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비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