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프스푼 Apr 03. 2022

대기업 vs 스타트업 vs 창업

선택의 기준은 나의 가치관이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면접 봤을 때, 흥미로운 질문 중 하나가 있었다.


본인에게 모든 회사에 합격할 수 있는 프리패스권이 있다면 어디로 가겠어요?

당시에 질문 의도가 뭘까, 뭐라고 그럴싸하게 답변해야 할까 잔머리만 굴리다가 궤변을 늘어놓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특정 회사 단위까지는 아니지만 어떤 '유형의' 회사를 가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수없이 고민했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혜롭게 잘 설명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여러분도 이직을 고민하기 전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가까진 아니어도, 어떤 유형의 회사를 가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민해보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유형이란, (내 마음대로) 아래 세 가지이다.


1. 큰 회사 (≒ 대기업)
2. 작은 회사 (≒ 스타트업)
3. 내 회사 (≒ 창업)


회사의 유형을 세부적으로 나누자면 한도 끝도 없기에 크게 이렇게 나눠보았다. 적어도 각각의 유형에서 내가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이것이 나의 가치관과 얼마만큼 들어맞는지에 대한 고민은 무.조.건 필요하다.




1. 큰 회사

가 아닌 걸 우린 알고 있다


그렇다. 내가 다녔었고 여러분들이 현재 다니고 있는 대기업이다. 큰 회사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보자.


직장 및 삶의 안정성, 나쁘지 않은 연봉, 상당한 복지

적당한 자부심, 주변의 인정

가족의 만족, 높은 대출한도 등등


누군가는 더 많은 가치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우선 이 정도 생각난다. 굳이 단점까지는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다. 위 사항들이 나의 업(業)에 대한 가치관과 얼마나 맞는지에 대해서만 고민해보면 된다.



2. 작은 회사

출처 : 나무위키 '좋좋소'


회사의 규모는 상대적인지라 단순히 작은 회사로 유형화할 수는 없지만, 편의상 여기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회사들을 의미한다. 스타트업이 직장으로서 주는 가치는 내가 입사 전에 예상했던 것과 현재 느끼는 것을 모두 포함하여 적어보겠다.


커리어 개발, 일의 가치와 재미, 스마트한 동료들

유연한 근무환경, 성장의 기회, 식견의 확장

파격적인 보상(일수도 아닐 수도..) 등등


1번이 업무 외적인 장점들이 많았다면, 2번은 확실히 일 자체에서 따라오는 장점들이 많아 보인다.



3. 내 회사

죄송합니다... |ㅍㅍㅅㅅ


내가 차린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고, 자영업이나 프리랜서가 될 수도 있다. 나 또한 공동창업자로서의 경험이 있기에 얕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의 장점을 적어보겠다.


내 회사라는 사실이 주는 일의  엄청난 원동력

윗사람 스트레스 제로(대신 직원 스트레스가 있음..)

(잘되면) 1,2번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부와 명예

무한에 가까운 자율과 권한 등등


사실 내 회사는 여기에 담지 못한 많은 리스크 요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번에 다니고 있던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미래를 고민하면서, 내가 1/2/3번 중 어떤 유형의 회사와 내 가치관이 맞는지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해보았다. (4번 백수의 옵션은 제외하였다)


고민 끝의 나의 결론은 2번이었다. 


내가 당시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의 근본은 일의 가치가 없고 성장하지 못한 채 도태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큰 회사가 주는 안정성과 월급, 복지 등은 누군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업의 가치에서는 우선순위가 떨어졌다. 어느 정도 포기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 회사를 다시 차리기에는 한 번의 실패 경험으로 '창업 쫄보'가 되어있었다. 당시에 정말 지치는 줄 모르고 일했지만, 그에 따라오는 여러 책임들에 많은 부담을 느낀 바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이직을 준비하며 스타트업 위주로 지원을 했고, 그렇게 들어온 스타트업에서 내가 기대한 가치들을 상당 부분 체감하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만약 이러한 고민 없이 중구난방으로 회사를 지원하여 어찌어찌 이직에 성공했다고 치자. 운이 나쁜 경우,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또 다른 불만족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이전 회사를 그리워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적어도 사전에 업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취할 건 취하고 포기할 건 포기한다는 마인드셋을 갖춘 상황일 것이다. 해당 유형의 회사에서 줄 수 없는 가치는 인정하고 들어가는 거다. 그리고 그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체감이 극대화되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해야 이직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이 진행해나갈 수 있다.


물론 1/2/3번 유형에 대한 고민은 초기 단계에서의 고민이고, 그 안에서도 세부 규모별로, 회사별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이직을 준비하면서 정보를 수집해나가며 고민해봐도 늦지 않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회사와 결이 맞는가? 혹시 스타트업을 동경하지만 사실은 완벽한 대기업형 직장인은 아닌가? 그렇다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비교하면 그냥 다른 세계라고 봐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이직 준비 또한 주식처럼 단타가 가능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