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의 자멸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데스노트>를 중심으로

by 준희

신이 되려했던 인간들, 바로 뮤지컬 데스노트의 주인공 라이토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빅터의 이야기다.


그들은 이카로스가 되어 스스로를 파멸시켰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욕심이 불러온 파멸. 그의 이야기는 이런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카로스는, 최고의 건축가이자 발명가인 다이달로스의 아들로서 신화에 등장한다.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의 미움을 사는 바람에 아들과 함께 미궁 속에 갇히게 된다. 천재적인 건축가였던 그는 어떻게 하면 이 미궁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궁리한 끝에 창문 사이로 떨어진 새들의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날아서 탈출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다. 그는, 그의 아들 이카로스에게 태양과 너무 가까이 날면 밀랍이 녹아 추락할 것이라 하고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에 깃털이 젖어 추락할 것이라며 높게도 낮게도 날지도 말라며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그런 그의 조언을 귓등으로 들은 이카로스는 욕심을 부려 하늘 높이 치솟아 날았고, 결국 밀랍이 다 녹아서 추락하기에 이른다. 이카로스의 부주의함과 욕망의 결과는 결국 죽음이라는 결과를 맞았다.

그의 이야기는, 신에게 대적한 인간이라는 테마로도 해석된다. 인간은 태초에 비행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날으려 했다는 점에서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카로스는 본인이 신이 될 수 있다 믿었고 그 믿음은 처참히 패배했다. 인간은 누구나 욕심을 내지만, 그 욕심이 때로는 득이 될 수도, 혹은 이카로스처럼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왜 라이토와 빅터에게서 이카로스의 모습을 보았는가.

우선, 뮤지컬 데스노트의 주인공인 라이토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노트를 손에 넣고 ‘정의’의 집행을 칭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사람들의 이름을 적는다.(주로 흉악범들) 여기서 드는 의문은 과연 흉악범들은 살해당해도 마땅한가? 제아무리 흉악범이라 해도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다. 라이토는 그것을 옳다고 믿었고 그것이 본인만의 정의라 믿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믿는 정의 속에서 살아간다지만, 그는 자신이 굉장히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으며 자신이 권력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여 그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를 신이라고 칭했으며, 그에게는 세상 무서울 것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그런 그도 욕심을 부린 끝에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다. 자신의 욕심이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 것이다. 이미 충분히 경고를 들었지만 멈추지 않았던 그는 본인의 어리석음을 탓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런 그의 욕심가득한 모습과 어리석은 행동에서 이카로스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이 신이라고 믿은 어리석음 탓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라이토와는 반대로 생명을 창조해내겠다는 일념으로 신체 실험에 전념을 한다. 시체를 접합하여 실험을 통해 새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실험에는 성공해내지만, 그가 만들어낸 생명체가 결국 본인 주변의 사람들을 다 죽음으로 이끌고 빅터 자신도 그 피조물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생명체가 되려 자신을 죽음으로 이끈것이다.

생명의 탄생과 본질은 본래 신의 영역이고 자연의 섭리인데, 그 금기를 깨트리고 대적한 빅터는 죽음이라는 벌을 받는다.

극 중 가사에 ‘신과 맞서 싸운 나는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이는 생명을 창조해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가사이다. 하지만 결국 그조차도 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만다. 신의 금기를 어긴 자의 최후는 죽음을 맞는 수 밖에.​


자신이 신이 될 수 있다고 믿은 빅터에게서 그 누구보다 이카로스의 모습이 보였다.


이카로스의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손에 날개 모양의 타투도 새겼다.


볼때마다 욕심부리지 말자는 다짐을 하기 위해서.​


그래서 이런 테마를 다룬 창작품들도 참 좋아하나보다.

이 외에도 이카로스 테마를 다룬 예술 작품들이 다양한 시대에 걸쳐서 나타나는 거 여러모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인 거 같다.​


그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카로스 테마의 회화를 끝으로 포스팅을 마친다.

Hebert James Draper의 Lament for Icarus (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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