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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Jul 21. 2021

대장장이의 UX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요즘, 전일 재택으로 근무체제가 다시 변경됐다. 출근 근무를  경우 퇴근 시간과 겹쳐 보기 어려웠던 데일리 TV 프로들을 종종 보는데 어제는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KBS 생생정보를 보게 됐다. 프로의 끝자락에 신세대 대장장이의 사연이 방송됐는데 10~15 정도의 짧은 분량이었지만 대장장이 분이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UX핵심이 너무도 명확에게 보였다. 분명 대장장이 분은 UX 학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아 보였지만, 흔히 실무에서 사용하는 방법론과 프로세스들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내셨다. UX 전문 지식으로만 익히는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15분간의 기록을 설명하고자 한다.






UX는 전문 지식으로만 배우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는 융합이다

대장장이 분은 아이디어가 좋으신 분이다. 2개의 기능을 섞어서 1개의 상품으로 융합시켰다. 나는 아이디어란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 생생정보 KBS

대부분 사람들은 '저거 그냥 2개 섞은 거 아니야? 저게 무슨 아이디어야?"라고 말할 수 있지만 2개를 섞는다는 아이디어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아이디어를 한국말로 하면 '생각'이다. 2개를 하나로 섞는다는 생각의 발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구도 2개를 하나로 섞는 것을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설령 생각한다 하더라고 결과는 그 둘이 하나로 완벽하게 융합되어야 한다. 2가지를 섞는다는 것은 단순히 둘을 합체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기능을 하나의 완전체로 융합시키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융합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새롭다고 느낀 것들을 분해해보면 대부분 기존의 있던 것을 섞고 융합시켜 새롭게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인터넷과 전화를 융합시켜 스마트 폰이 탄생했고, 가솔린 차에 전기를 융합해 전기차가 탄생한 식이다. 결국 중요한 건 둘을 섞겠다는 생각의 발상이다. 그리고 그 둘을 완벽하게 하나로 융합시키는 것이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디테일은 완성도를 높인다

대장장이는 일반 전기 용접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좀 더 완성도가 높은 아르곤 용접기술을 사용한다. 20살 시절 아르바이트로 전기 용접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본 적이 있다. 그때 사장님은 용접공은 많아도 용접을 잘하는 용접공은 찾기 어렵다고 말하셨다. 그만큼 용접은 어렵다. 자칫 조잡해지고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는 용접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아르곤 용접 방식을 적용해 제품의 디테일을 잡고 완성도를 올렸다.

출처 : 생생정보 KBS

기존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혁신의 시발점인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사용자 리서치를 통한 프로토타입

대장장이 분은 유튜브를 통해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아이디어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유저 테스트를 진행한다. 사용자의 반응이 좋으면 상품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UX에서 흔히 말하는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 문제를 설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테스트한다.

출처 : 생생정보 KBS

그렇게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완성도는 점점 높아진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확장되어 여러 상품들을 만들어 낸다. 처음에는 본인이 만들고 싶은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지만 1억 5천만의 손실이 생기고 해당 제품은 망했다고 한다. 이후 유튜브를 통해 사용자들과 소통하며, 사용자들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든다고 한다. 캠핑을 하는 한 사용자는 도끼로만 장작을 패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장작을 패는 도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방식은 도끼로 장작을 내려치는 방식으로 요령과 힘이 숙달되어야 쉽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수월하게 장작을 패는 것이 쉽지 않다. 대장장이는 힘의 원리를 이용해 거꾸로 도끼를 제작했다. 장작 윗부분을 망치로 내려치면 장작 밑바닥의 날카로운 십자 모양의 날이 장작을 두 동강 또는 세 동강 낸다. 테스트 결과는 기존 방식보다 쉽고 편리했다.

출처 : 생생정보 KBS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 대장장이 분은 캠핑 시 장작 패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를 발견한다. 유튜브로 사용자와의 소통은 사용자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계기가 된다. 그 문제를 해결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해당 캠핑 유저와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렇게 점진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지면 캠핑 관련 상품으로 출시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UX는 전문 지식으로 익히는 게 아닌, 어쩌면 시행착오를 거처 익히는 것일지도

대장장이 분의 이야기를 보면서 UX는 꼭 학문으로 연구하고 학문으로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쩌면 UX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익혀지는 것이 아닐까? 시행착오 없이 완벽함을 내놓는 개발자가 어디 있을까? 애플 초반 승승장구하던 스티브 잡스도 애플에서 쫓겨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폰을 내놓지 않았는가? UX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개인화되는 학문이 아닐까? 남의 경험이 내 경험이 될 수 없듯이 남이 성공한 UX 방식이 나에게도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각자 개개인의 UX 방식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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