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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Nov 08. 2021

점화, 연상 그리고 메타포

대부분 디자이너들이 논리적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논리적인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그 답은 과정에 있다. 과정에 논리가 부합해야 결과물 또한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과정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논리적인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점화

경제 심리학의 대가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점화 효과라는 것을 설명한다. 대니얼 카너먼이 말하는 점화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는 대개 투표를 정책에 대한 내 평가와 가치를 반영하는 의도적 행위로 보고, 정책과 무관한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표소의 위치 따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2000년에 애리조나 선거구에서 투표 유형을 분석한 결과, 학교 재정 지원 증가 안에 찬성한 비율은 투표소가 학교 안에 설치된 경우가 근처 다른 곳에 설치된 경우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에게 교실과 사물함 사진만 보여줘도 학교 지원안에 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온 실험도 있다. 이 사진 효과로 나타난 차이는 학부모와 학부모가 아닌 사람 사이의 차이 보다도 컸다. 점화 효과 연구는 노인을 상기시키면 걸음이 느려진다는 초기 실험에서 비롯했다. 이제 우리는 점화 효과가 삶 곳곳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중에서]

점화 효과

점화 효과는 무의식 중 연상이나 암시가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이런 가설이 디자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들은 논리적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논리적인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우선 논리라는 단어를 정의해보자. 논리는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논리적인 디자인은 과정과 원리에 설득력이 있고 그것에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논리적인 디자인을 위해 점화 효과와 같은 심리학적 가설을 적용한다면 디자인 과정이 더 근거 있고 설득력 있는 논리적인 과정으로 진행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점화 효과의 그 첫 번째는 연상이다. 연상을 이해하면 메타포를 표현할 수 있고 좀 더 논리적인 디자인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상은 무엇일까?




연상

아래 세 가지 키워드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키워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다를 떠 올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첫 번째 키워드만 봤을 때는 바다를 떠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연관되는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두 개의 키워드는 연관성을 촉발시켜 바다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점화 효과인셈이다. 그렇다면 아래 키워드를 보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키워드

아마 쉽게 떠오르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연관성을 유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상되는 그 무언가가 없다.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쉽게 바다를 연상하게 한다. 경험에서 연관성 있는 세 가지 키워드가 연상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인지적 편안함이라 한다. 반대로 아무것도 연상이 안 되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접하게 되면 뭔가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연상이 되지 않고 답답하다. 그럴 때 우리는 인지적 압박감을 느낀다. 디자인에서도 인지적 편안함과 인지적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가 존재한다. 인지적 편안함을 느끼는 디자인을 보는 순간 디자인 목적에 맞는 그 무언가가 연상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디자인은 "왜 이런 컬러와 형태를 사용했지?" 하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그런 디자인은 인지적 압박감을 유발해 공감하기 어렵다. 디자인 방법론 중 이미지 키워드, 이미지 맵 같은 방법론은 연상을 촉발시키기 위한 점화 효과의 범주에 들어간다. 연상을 통해 메타포를 선정할 수 있고, 메타포는 다시 디자인 목적에 맞게 연상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메타포를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면 디자인 인지적 편안함을 유도할 수 있을까?

   



메타포

메타포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은유적 비유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자인은 은유적, 비유적으로 시각화해 그 목적에 맞게 연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파란색, 인어공주, 넘실넘실을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세 가지는 바다를 연상하게 하지만 시각적으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이미지 키워드라는 방법론을 사용하면 수월하다. 이미지 키워드는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풍성해진다. 목표는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메타포 찾기다. 먼저, 바다와 연관되는 단어들을 모두 나열해 보자. 이때 명사와 형용사를 구분하여 나열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명사는 시각화 하기가 수월한 반면 형용사는 시각화 하기기 까다로울 수도 있다. 명사는 대부분 시각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물리적 실체가 있지만, 형용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을 적절하게 구분하여 시각화가 가능한 방향을 찾아가면 된다.

바다에 대한 이미지 키워드

키워드 중에 파란색과 파도를 메타포로 선정해 시각화할 것이다. 파란색은 바다의 색을 연상하게 한다. 또 바다의 색은 깊이에 따라 또 여러 가지 파란색으로 나뉜다. 파란색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가 존재한다. 또 파도도 여러 종류의 파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적에 맞는 파란색과 파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키워드를 이미지로 변환 해 목적을 좀 더 구체화시켜 보자. 이미지 키워드를 이미지로 변환하면 이미지 맵이 된다.

파란색, 파도에 대한 이미지 맵

나는 파란색을 사용하고 파도를 조형적으로 단순화시켜 바다를 연상케 할 것이다. 각자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파도가 단순하고 명확하게 시각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메타포를 선정할 때는 시작적으로 단순하고 표현이 명확한 것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다른 메타포를 가지고 바다를 연상케 하는 방법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파도는 높은 파도보다 잔잔한 물결의 파도를 메타포로 사용할 것이다. 높은 파도는 위험하고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잔잔한 파도는 편안함을 연상시킨다.

잔잔한, 편안한 파도

이렇게 완성된 메타포는 바다와 연관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포스터가 될 수도 있고 로고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바다에서 다이빙을 좋아하니 다이빙 스쿨의 로고로 디자인을 활용해 볼 것이다.

파도를 메타포로 한 디자인

또 수산 관련 비즈니스 로고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유는 이 둘의 비즈니스가 모두 바다와 연관되어 연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경우 모두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점화가 가능하다.




디자인 논리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논리적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디자인을 논리적으로 해야 할까? 디자인은 목적에 맞게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사람의 인식은 연상에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지금까지 점화와 연상 그리고 메타포에 대해 설명한 이유다. 그리고 그 연상이 설득력 있고 근거 있게 연결되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이는 시안 작업에도 마찬가지다. 아무 근거와 과정 없이 시안만 보는 것과, 그 시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근거 있고 설득력 있게 구성되면 시안에 공감할 확률이 더 높다. 설득력 있는 제작 과정이 연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논리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과정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공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근거 있고 설득력 있는 연상을 찾아 과정을 만들어보자. 그렇다면 당신의 디자인이 더 논리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다.





- 참고자료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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