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면만 보면 사용자는 모를 거 같아요."
"근데 사용자가 이화면만 볼 일은 없는데요."
"그래도 모를 것 같아요."
UX는 부분이 아닌 전체를 설계하는 것.
서비스는 컨텐츠로 이루어져 있고 사용자는 컨텐츠를 접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거친다. UX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인지해 가는 Process다. 예를 들어 우버의 서비스는 내가 원하는 위치에서 차량을 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의 핵심은 차량을 사용하는 것이고 사용자가 차량을 배차받고 결제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 UX는 서비스 과정 전체를 설계하고 경험을 제공한다. A에서 D까지 가기 위해서는 전체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UI 디자인을 하기 위해선 이런 전체 과정을 설계해 나가는 역량이 중요하다. 전체 과정을 설계해 나가는 방법론 중에는 퍼소나가 있고, 사용자 스토리, 시나리오를 거처 전체 과정을 설계해 나간다.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만족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분석하고 서비스의 전체 과정을 설계해 나간다. UX에서 Process는 전체 과정에 대한 사유다.
UX에서 Process가 전체 과정에 대한 사유라면, Scene은 Process의 세부 내용들이다. 여러 Scene들이 모여 Process가 된다. 한마디로 여러 개의 장면이 모여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Scene은 독립적 요소로 생성되지 않는다. D Scene이 있기 위해서는 C Scene이 있어야 하고 C Scene이 있기 위해서는 B Scene이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A에서 D Scene으로 이동하기까지 B와 C Scene을 거쳐야 한다. 그렇기에 사용자가 Scene 하나만을 인지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예전 어느 TV 프로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영화 중간중간에 야한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 영화는 '야한 스토리의 영화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영화를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닌 영화 중간에 나오는 야한 장면만 우연히 본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영화 전체를 본 사람이 '그 영화는 야한 스토리의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한 장면만 보고 영화 전체를 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영화의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평단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하나의 장면만 보고 전체를 왜곡해서는 안된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앞에 언급한 Process와 Scene을 잘 구별해야 한다. 우버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화면에는 로고가 없다. 하단의 이미지만 보고 평가를 한다면 이 화면이 무슨 서비스의 화면인지 구별이 안된다. 이화면만 봤을 때는 말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이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몇 개의 Scene을 거쳐와야 한다.
우버의 서비스 화면으로 가기까지는 2개의 Scene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버를 인지하지 못할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A에서 C까지의 Process를 설명하면 이렇다. A Scene에서 우버를 필요에 의해 실행했을 것이고, B Scene에서 우버가 실행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서비스 화면인 C Scene에서 굳이 로고가 필요하지 않는다. 우버 전체 화면 중에 로고가 노출되는 곳은 App Icon과 Splash 화면뿐이다. 서비스 화면에서 로고를 제거함으로 로고가 차지할 영역에 서비스를 더 노출할 수 있게 됐다. 간혹 디자인을 하다 보면 단편적인 화면만 보고 이거 로고가 없으니 '우리 브랜드 또는 서비스인지 모를 거 같다'는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말에는 동의한다. 상단 이미지의 C Scene만 보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사용자가 C Scene으로 랜딩 하기 위해서는 A와 B를 거쳐와야 한다. Scene 하나가 갑자기 사용자에게 뚝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A에서 C Scene으로 오기 위해서는 A와 B Scene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UI 디자인을 하다 보면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사용자가 인지할 수 없을 거 같다는 의견을 줄 때가 있다. 그럴 때 항상 전체 과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당신이 보는 화면은 단편적인 화면이지만 사용자는 이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화면을 거쳐야 한다고 말이다. 그 과정에서 인지하는 부분이 단편적인 화면에 없을 뿐이다.
App 화면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예를 들면, 상단에는 항상 로고가 위치한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노출하고 브랜딩을 강화해야 할 때가 있다. 전략적으로 상단에 로고를 노출해야 할 때가 분명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일반적으로 항상 상단에는 로고가 위치해야 한다는 이유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이미 브랜드가 잘 형성되어있고 잘 각인되어 있다면, 또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브랜드라면 서비스 화면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 이유로 서비스 화면에서 로고가 제거된다면 그것도 하나의 서비스 전략인 것이다. 과정 즉, Process를 통해 사용자에게 인지되는 것들이 있다. Process를 통해 인지되는 것들을 굳이 각각의 Scene에 노출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전체 Process를 전략적으로 설계하여 Process상에 인지 요소를 녹이는 방법도 효율적인 서비스 화면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