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탈리아 카프리섬 - 항구의 첫인상

by Shaun SHK

카프리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나폴리항구에서 페리를 탔다. 조금씩 출렁거리며 질주하는 페리가 멀미보다는 설렘을 돋워주었다.


페리가 카프리 항구에 닿을 즈음 입에서 감탄사를 내뱉게 되었다. 와 멋지다, 이 느낌을 ‘멋지다’라는 다소 식상한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어 아쉬웠다. 가끔씩은 감탄의 표현을 참신하고 새롭게 해보고 싶다. 감정을 잘 드러내면서도 식상하지 않은 표현으로 말이다. '죽인다', 느낌은 더 살아나지만 어감이 다소 좋지 않다. '감탄스럽다, 경이롭다', 이 표현은 너무 예스럽고 점잖아 보인다. 요새는 10대~20대들이 ‘쩐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듯 하다. 속된 표현이긴 하지만, 여긴 쩔었다.


카프리 항구는 쩔었고 또 번잡했다. 관광객들을 태운 페리들이 쉴새없이 항구를 오고간다. 그리고 항구에서는 카프리 시내로 진입하기 위한 관광객들이 이동수단을 기다리며 왁자지껄하게 모여있다.


한 무리의 단체 관광객,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여행객, 휴양을 즐기러 온 커플 등 다들 설렘이 한가득이다. 피부색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지만 여기 온 사람들은 공통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소중한 추억들을 담아가고 싶은 마음 말이다.


여행지의 들뜨고 흥겨운 분위기가 좋았지만 번잡한 곳에 한 5분 서 있었더니 좀 조용한데로 가고 싶어졌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게 종잡을 수 없다. 마침 배도 고프고 해서 항구근처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오, 그런데 여기 경관이 좋다. 해변 바로 옆에 카프리의 절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거기다 적당히 흥을 돋우는 음악과 친절한 종업원들의 미소가 기분을 더 좋게 만들었다. 캐주얼하지만 느낌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자리에 앉고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커졌다. 옆으로는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보고, 멀리 페리를 타고 봤던 카프리 절경이 건너다보인다. 이 정도 풍광이면 주문한 해산물 요리의 조개에 살이 손톱만큼 붙어있어도 맛있을거 같았다. 껍데기만 핥다가 종업원이 식사 어떠시냐고 물어보면 Awesome이라고 엄지척하고 빙긋 웃어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징어 다리가 1개 뿐이라도 기분좋을 것 같았다. 물론 실제로 그랬다면 열심히 레스토랑 평점에 혹평을 달고 있었겠지만.


리조또는 약간 짰지만 다른 요리는 맛있었다. 기분탓일 수 있지만 재료로 쓰인 해산물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종업원분께서 디저트로 방금 구운 도넛을 제공해 주었다. 전체적으론 흡족한 점심식사였다. 이제 배도 채웠겠다, 카프리 시내 근처에 있는 숙소로 향할 차례이다.


카프리 시내로 가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버스, 택시, 푸니쿨라 (밧줄을 이용해 궤도를 오르내리는 산악기차).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까 잠시 두리번거리다 푸니쿨라를 이용하기로 했다. 값도 저렴하고 이곳만의 매력이 있는 이동수단이라 좋았다.

푸니쿨라는 여행객들로 꽉 들어차 좁고 더웠지만 올라가면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마리나 그란데 항구가 점점 멀어져 보인다. 이제 캐리어를 끌고 카프리 숙소로 이동할 차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 이탈리아 로마 - 첫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