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7월의 런던

#1 런던 -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을 가는 이유

by Shaun SHK

런던은 유명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가득합니다. 대영제국을 이루던 시기에 탈취해 온 작품들이 상당수이긴 하지만, 덕분에 여행객들은 전세계의 다양한 문명과 역사를 한 도시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런던 여행을 통해 책으로만 접하던 유명 작품들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테이트 브리튼입니다. 오전에는 시내의 공원을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쏟아지는 비바람에 일정을 바꿔 테이트 브리튼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이른 시간의 방문이어선지 갤러리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테이트 브리튼에는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등 영국 화가들의 작품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내셔널갤러리에 비해 그 규모가 작다보니 찾아오는 방문객들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평일 오픈 시간에 찾아간다면 한산하고 쾌적한 미술관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인상 깊은 작품들을 직접 본다는 점 외에 이른시간에 한적한 미술관을 관람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미술관이라는 공간만이 줄 수 있는 특색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넓은 공간을 조용하게 거닐며 작품들을 감상하면 그 시간을 오롯이 쓰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 어떤 색감으로 표현했는지, 질감은 어떻게 표현했는지, 작가는 무엇을 나타내고 싶었을지, 홀로 생각하며 작품을 보게 됩니다.

잡념은 잠시 잊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감정들을 느낍니다.

작품 속 세상으로 또 다른 여행을 떠나는 기분입니다.

한 작품을 보고 다음 작품을 보기 위해 걸어가며 느끼는 기대감도 좋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마주하게 될까, 누가 그린 작품이 등장할까 부푼 마음을 안고 걷습니다.


그냥 스치듯 지나가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탄성과 함께 발걸음을 한동안 붙잡아 둘 작품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운이 좋으면 그 작품을 보기 위해 한번 더 미술관을 방문하게 만드는 인생 역작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다음 작품에 다가갈 때 느끼는 그 설렘이 좋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작품에 발걸음을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천만의 사람이 있다면 취향도 천만가지입니다. 나와 같은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 있어도 마음 속으로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입니다.

내가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간 그림이 누군가에겐 한참동안 만족스런 표정을 짓게하는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발걸음을 멈춰 경탄의 눈길을 보내는 작품이 누군가에겐 비슷비슷한 그림들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한 명의 관람객마다 작품은 한 번씩 새롭게 태어납니다. 수없이 오가는 방문객들 덕분에 명작들은 끊임없이 재탄생됩니다.

작품들이 단순히 수십, 수백 년 전의 작품으로 머물지 않는 이유는 감상자들에 의해 또 다른 의미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수천 명의 감상자가 있다면 수천 개의 새로운 의미가 생겨납니다. 람객은 단순한 감상자라기보다 수백 년 된 작품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작품들은 관람객을 통해 진정하게 완성됩니다.

테이트 브리튼에서는 학생들이 이젤 앞에 서서 자유로이 그림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작품들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관람하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미술관은 누구나 쉽게 방문해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간이어야 합니다.

작품은 관람자들이 있어야만 끊임없이 의미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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