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뭄바이> – 비극적인 실화
2008년 뭄바이 테러
by Shaun SHK Aug 25. 2019
호텔 뭄바이는 2008년 발생한 뭄바이 연쇄 테러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호텔 뭄바이라는 담담한 제목 뒤에는 190여 명의 사망자의 3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참혹함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가 실화를 다루는 방식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성에 치중하다 보면 극적인 재미가 반감되고, 극적인 연출에 치중하면 사실이 왜곡됩니다.
상업영화가 다큐멘터리화 되는 것도 문제지만, 실화영화가 왜곡된 정보를 전달한다면 더 큰 문제입니다.
영화는 실화를 다루면서도 당시의 참상을 담담하게 묘사합니다. 가상의 인물을 섞어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지만, 구체적인 인물 묘사보다는 테러현장의 현장감과 긴장감 전달에 치중합니다.
호텔 VIP인 나흐라와 남편 데이빗, 보모 셀리는 편안한 휴식을 위해 최고급 호텔에 머무릅니다. 안락한 시간을 보내려고 했던 이들에게는 서로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혼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르준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둔 평범한 호텔 직원입니다. 가족이 걱정되지만 호텔 직원으로서 끝까지 투숙객들의 안전을 위해 힘씁니다.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사람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수석 셰프 오베로이는 호텔 직원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동시에 투숙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합니다. 사건이 발생하자 투숙객을 끝까지 보호할 직원만 남게 하고 함께 사람들을 지킵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고객들의 생존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직업정신이 돋보입니다.
파키스탄에서 넘어 온 이슬람 무장세력이 뭄바이 최고급 타지호텔을 장악하고 무차별 총격을 가합니다.
고객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한 직원들이 있었지만,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테러조직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희생자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합니다.
대테러팀은 1,400km나 떨어져 있고 현지 경찰은 제대로 맞대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보면 무력함과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특수부대가 도시 가까이 있었다면, 경찰병력이 좀 더 강한 무기들을 갖추고 있었다면 희생자는 상당히 줄어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수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호텔이 불타는 상황이 되고 나서야 대테러 조직이 투입됩니다.
결국 테러리스트들은 진압되지만 수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한 후입니다.
끔찍한 참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투숙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던 호텔 직원 아르준과 오베로이의 모습은 빛납니다.
진압작전이 끝나고 뜨겁게 포옹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그래도 이제 비극은 끝났습니다.
비극적인 테러 현장에서도 휴머니즘은 살아있고, 끔찍한 참상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됩니다. 본인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이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끝까지 고객들을 지킨 호텔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테러에 의해 소중한 것을 박탈당한 이야기면서, 끝까지 지켜내려던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떠나보낸 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면서 또한 살아남은 이들의 의연함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높은 몰입감과 묵직한 감정이 남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