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이어 라이온킹도 실사영화로 개봉했습니다.
아프리카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실사화하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디즈니에게 불가능은 없나 봅니다. 탁월한 기술력 덕분에 명작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성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동물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실사화 자체는 만족스런 관람이었습니다.
다만 25년 전의 이야기에서 몇 걸음 움직이지 못한 스토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유의 생생한 표정 연기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긴 합니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서 영화를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티몬과 품바입니다. 25년 전 애니메이션 때도 그랬고, 이번 실사영화에서도 그렇고, 유쾌한 티몬과 품바가 등장하는 장면들마다 미소를 지으며 보게 됩니다.
티몬과 품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프라이랜드를 떠난 심바 앞에 떠들썩하고 흥겨운 티몬과 품바가 나타납니다. 첫 등장부터 우당탕탕 소란스럽지만 매 장면마다 우리를 웃게 만듭니다.
티몬은 미어캣이고 품바는 멧돼지입니다. 둘이 같이 다닐 이유는 전혀 없지만 엉뚱한 조합이라 더 재밌습니다.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한 인기가 높아 티몬과 품바를 주인공으로 한 TV시리즈가 별도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라이온킹의 주인공은 심바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티몬과 품바입니다.
하쿠나 마타타
티몬과 품바가 관객을 가장 흥겹게 만드는 장면은 하쿠나 마타타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 표현이고 직역하면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라이온킹에서는 ‘근심과 걱정이 없다’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엘튼 존과 팀 라이스가 만든 곡은 애니메이션과 더불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Hakuna Matata
Ain't no passing craze
It means no worries
For the rest of your days
It's our problem-free philosophy
Hakuna Matata
티몬과 품바가 추구하는 가치가 어깨가 들썩이는 멜로디 속에 담겨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은 떨쳐버리고 현재의 즐거움과 행복을 적극적으로 즐기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신나는 음악 속에 근심을 날려버릴 가사까지 담겨 있어 더 흥겹습니다.
누군가는 하쿠나 마타타를 현실도피성의 책임감 없는 태도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걱정하고 고민해야 할 일을 제쳐두고 즐거움만을 추구한다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쿠나 마타타는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힘든 현실을 견뎌낼 수 있게 하는 마음가짐입니다. 과도한 근심과 걱정에 짓눌려 있을 때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생각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죄책감과 무력감으로 우울에 빠진 심바를 다시 활력있게 만들어 준 것은 티몬과 품바의 유머였고, 그들의 철학인 하쿠나 마타타였습니다. 마음의 여유와 웃음이 심바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우리도 때로 프라이랜드를 도망쳐 나온 심바처럼 극심한 무력감과 우울함에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웃을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일은 슬픔과 우울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힘든 상황에서 미소지을 여유마저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다시 웃고 미소지을 수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티몬과 품바, 그리고 하쿠나 마타타를 떠올리며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