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haun SHK
Nov 22. 2019
#1 신인상과 주연상
이제 점점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연말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행사는 각종 시상식입니다.
올 한 해를 빛냈던 스타들이 정장과 드레스를 갖춰 입고 수상을 기대하며 한 자리에 모입니다.
대부분의 시상식에는 '신인상'이 있습니다. 첫 작품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게 주는 상입니다.
신인상은 평생에 단 한 번에 받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 특별합니다. 첫 작품 때 못 받는다면 더 이상 신인 자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청룡영화제 신인상 박해수, 김혜준 첫 작품부터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쳐 신인상을 받는다면 개인적으로 대단히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평생에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을 첫 작품에서부터 받았으니까요.
신인상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은 단연 '주연상'입니다.
뛰어난 작품에서 빛나는 연기를 펼친 배우에게 주어지는 상입니다.
주연상을 받는 사람 중에는 첫 작품부터 신인상을 받았던 배우들도 있습니다.
반면 수상과는 단 한 번도 인연이 없다가 자기에게 잘 맞는 작품을 만나 감격스레 주연상을 받는 배우들도 있습니다.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조여정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첫 작품부터 신인상을 받으며 승승장구한 배우보다는, 오랜 연기 활동 후 뒤늦게 첫 수상을 하는 배우입니다.
많은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좋은 배역을 통해 호평을 받은 점이 인상 깊습니다.
단순히 좋은 작품을 만난 행운이라기보다, 많은 작품을 해 오면서 배우로서의 완성도를 점차 높여나간 덕분에 수상의 기쁨을 얻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연애에도 시상식이 있다면
친구 중에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까지 한 친구가 있습니다.
넌 첫 연애로 결혼했으니 한 번도 이별을 해 본 적 없겠네.
응 해 본 적 없지.
대단하네. 어떤 느낌이야?
솔직히 난 지금까지 만나 오면서 너무 좋았고 지금도 너무 잘 맞아서 좋아. 더 아쉬울 게 없지.
연애에도 시상식이 있다면,
첫 연애에서 결혼의 결실까지 맺은 그 친구에게 신인상을 줘야 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 친구는 신인상과 주연상을 한 번에 같이 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첫 연애에서 성공적인 결실까지 맺어지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최소한 한 번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제 신인상의 자격은 없습니다.
하지만 신인상보다 더욱 빛나는 주연상은 아직 수상 기회가 있습니다.
신인상은 첫 연애가 끝나면 다시는 받을 수 없지만
주연상은 다음번, 그 다음번, 언제든 다시 기회가 돌아옵니다.
오랜 기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꼭 맞는 작품을 만나 멋진 연기로 주연상을 받는 배우처럼,
우리도 넘어지고 쓰러지는 연애 이후 딱 맞는 사람을 만나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좋은 작품에 출연했다고 주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우리에게 좋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성공적인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뒤늦게 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연기력을 조금씩 다져 왔습니다.
우리도 꼭 맞는 상대방을 만나기까지 자신의 내면을 다지고 성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가 딱 맞는 상대를 만난다면 우리가 원하던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신인상을 놓친 우리 모두,
다음 연애나 그다음 연애에서,
혹은 인생에 한 번은 꼭, 주연상을 석권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