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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스페인 - 바르셀로나, 마지막까지 햇살은 가득히

시우타델라 공원, 바르셀로네타 해변

by Shaun SHK

*늦게 쓰는 스페인 여행기 - 감염병이 잦아들길 바라며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다행히 출국 시간이 늦은 오후 시간이라 오전에 더 둘러볼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 날의 행선지는 시우타델라 공원과 바르셀로네타 해변입니다.


숙소가 있는 고딕 지구에서 시우타델라 공원까지는 천천히 걸어갔다 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시우타델라 공원으로 가는 길.

파란 하늘과 귀엽게 생긴 바닷 가재 조형물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줍니다.

운 좋게 바르셀로나에 머무르는 3박 4일 동안은 날씨가 눈부시게 쾌청했습니다.


내리쬐는 햇살은 4월치곤 뜨거웠지만 그늘에선 시원함과 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 좋은 날씨 덕분에 바르셀로나에 대한 기억이 더 좋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시우타델라 공원에는 푸른 나무들이 가득하고 중심부에는 작은 호수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오리 가족들이 호수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오리 가족들의 모습을 여유롭게 바라봅니다.

한참 호수를 헤엄치던 오리 가족들이 물놀이를 마치고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열심히 물놀이했으니 이제 쉬러 가는 길인가 봅니다.


뭍으로 올라오자 오리 가족들이 인기 스타가 됩니다. 유모차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던 가족도 오리 가족 주위로 몰려들어 뒤뚱뒤뚱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랍니다.

오리 가족들도 4월의 바르셀로나 햇살은 너무 따가웠나 봅니다. 나무 그늘로 걸음을 옮겨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오리들이 나무 그늘에 자리 잡고 쉬기 시작합니다. 아기 오리들이 그늘 안쪽에 자리 잡고 덩치 큰 어른 오리들이 바깥쪽에 둘러앉아 아기들이 편히 쉬도록 살피는 것 같습니다.


더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 자리를 옮겨 공원을 다시 찬찬히 둘러봅니다.

시우타델라 공원은 멋들어진 조경을 갖춘 공원입니다.

파란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분수가 보는 사람들의 기분을 시원하게 만들어 줍니다.

공원에는 여유가 가득합니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공원을 한가로이 산책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출국 당일이라 숙소 가까이 있는 공원으로 행선지를 잡은 것인데,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공원인 줄 몰랐습니다. 바빴던 일정을 여유롭게 정리하는 기분이 듭니다.

하늘에 비행기가 구름을 만들며 지나다닌 흔적이 보입니다. 하늘이 맑고 파랗다 보니 비행기들이 그린 선들이 더 또렷하게 잘 보입니다.


시우타델라 공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근처 바르셀로네타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달력상으로는 분명 4월 초순이었지만,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7~8월의 성수기 해변처럼 느껴집니다. 쾌청한 하늘과 뜨겁게 내리쬐는 지중해 햇살이 사람들을 바닷가로 불러 모았습니다.

마치 피서철 인파를 보는 기분이 드는 4월의 어느 봄날 해변입니다.

평소와는 다른 날씨, 달력과는 다른 계절이 느껴집니다.

아직 바닷물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지만 여름을 앞당겨 느끼고 온 기분입니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이곳이 온화한 지중해 기후라는 점을 여행객들에게 뽐내는 듯합니다.

마지막 떠나는 날까지 파란 하늘이 가득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 머무는 3박 4일 동안은 한결같이 맑은 날씨 덕분에 더 즐거운 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 항공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행지를 결정한 순간부터 출발 전까지 여러 가지 기대감을 품게 됩니다.

스페인 여행을 확정하고 나서도 꽤 많은 기대가 생겼습니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살과 푸른 바다,

가우디가 설계한 독창적인 건축물,

해산물 가득한 빠에야와 다채로운 타파스.


스페인 여행은 기대했던 모든 것들이 그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날씨는 너무나 맑고 화창했고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는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기대 이상의 놀라움과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독창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스페인에서 맛 본 음식들 중에 선택에 실패한 메뉴는 없었고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일들이 즐거웠습니다.

기대감이 더 큰 만족감으로 다가온 여행이었습니다.


4월의 어느 날, 스페인에서 보낸 짧은 휴가는 대단히 강렬하고 인상 깊었던 봄날로 기억됩니다.


아마 스페인은 오래지 않아 다시 방문하게 될 나라일 듯합니다.

미처 방문하지 못한 다른 도시들을 방문하기 위해, 가톨릭과 이슬람 양식이 섞인 남부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를 다시 느껴보기 위해,

가우디의 건물들에 다시 감탄하기 위해 재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 장소에서의 설렘과 새로운 문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행만이 줄 수 있는 매력입니다.

다시 감염병이 잦아들고 자유로이 여행을 다니는 시절이 오기를 바랍니다.

아마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다시 예전과 완전히 똑같은 일상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자유롭게 낯선 공간을 걷는 시기가 다시 오기를 희망합니다.


당분간 멀리 여행 다니는 일은 어려우니 사진으로나마 지나간 설렘과 즐거움을 다시 추억합니다.

4월 그때의 스페인은, 햇살 가득하고 설렘 가득한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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