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원의 선택

by 기록하는아빠

커피 한 잔 값, 5천 원.

이 작은 돈으로 시작한 투자 실험이 내게 생각보다 많은 걸 알려주었다.

매주 5천 원씩 로또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5천 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6개월이 넘었다.




가벼운 시작

처음엔 정말 가벼운 마음이었다. 큰돈을 투자하기엔 부담스럽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아쉬웠다. 그래서 일주일에 5천 원씩 로또를 사 보기로 했다. 커피 한 잔 값 정도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혹시 모를 기대감도 생기니까.


매주 월요일마다 온라인으로 로또를 구매하며, 추첨일이 다가오면 “이번엔 될까?” 하는 설렘도 느꼈다. 그런데 그 작은 설렘이 계속 아쉬워지더라. 그래서 수익률이 어마어마하다는 비트코인에도 똑같이 일주일에 5천 원씩 투자해 보기로 했다. 요즘 자주 들려오는 가상화폐 이야기에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던 것도 있고. 그렇게 ‘5천 원 프로젝트’는 로또와 비트코인 두 가지로 나뉘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시간이 지나면서 두 투자 방식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걸 몸소 느꼈다.

로또는 말 그대로 매주 5천 원이 그냥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당첨 확률이 극히 낮다는 걸 알면서도, 막연한 기대감에 계속 사게 되더라. 작은 당첨금 몇 번을 제외하면 대부분 손실이었다. 반면 비트코인은 달랐다.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긴 했지만, 투자 금액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격이 떨어져도 ‘물타기’가 되어 평균 단가가 낮아지니 장기적으로는 이득을 보는 구조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로또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박에 가깝다면, 비트코인은 ‘재테크’의 개념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로또를 살 때는 “혹시 대박 나는 거 아냐?” 같은 비현실적인 상상을 했다면, 비트코인을 볼 때는 “이번 주엔 수익이 얼마나 늘었지?” 같은 현실적인 기대를 하게 되더라.




6개월의 결과

6개월간 총 투자 금액을 계산해 보니, 로또에 15만 원, 비트코인에 9만 원, 총 24만 원을 썼다. 커피값으로 치면 큰돈은 아니지만,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로또는 15만 원을 투자해 얻은 수익이 약 6만 원. 9만 원 정도 손해를 본 셈이다. 물론 애초에 로또는 그런 확률 게임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수치를 보니 생각보다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비트코인은 어떨까? 총 9만 원을 투자해서 현재 평가액은 약 10만 3천 원. 1만 3천 원 정도 수익이 난 셈이다. 물론 가상화폐 특성상 언제든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플러스 수익을 보고 있다.




깨달은 것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은 분명하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로또를 살 때는 ‘운’에 의존하는 마음이 컸다. 당첨되지 않으면 “재수가 없었네”, 소액에 당첨되면 “운이 좋았네” 하는 식이었다.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전한 투자 마인드와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는 자연스럽게 시장을 관찰하게 되고, 경제 흐름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 금액은 적지만 ‘투자’라는 행위가 내 사고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 5천 원을 아이 적금에 넣으면 어떨까?’‘로또로 날리는 9만 원이면 기저귀 한 팩인데…’

담배를 끊으며 느꼈던 것처럼, 또다시 ‘진짜 기회비용’을 생각하게 됐다. 5천 원은 작은 돈이지만, 아이가 있는 지금은 그 의미가 달라졌다.


이제는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 중이다. 작은 설렘을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방향성을 바꿔야 할지 말이다. 아직은 이 소소한 즐거움을 당장 멈추진 않겠지만, 앞으로는 좀 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박과 재테크 사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도박’과 ‘재테크’의 차이를 확실히 체감했다. 같은 5천 원이라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몸소 느낀 것이다.

여전히 소액이지만, 이런 꾸준한 습관이 쌓이면 언젠가는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도 생겼다. 다만 이제는 그 ‘결실’이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아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적은 금액으로 투자에 첫발을 내딛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중요한 건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꾸준함과 올바른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