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를 돌려주신다고요?

by 기록하는아빠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취득세 고지서를 받았을 때였다. 천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 내 돈으로 산 집인데 또 세금을 내야 한다니. ‘이 돈이면 냉장고랑 세탁기 살 수 있겠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억울함을 삭였다. 그렇게 납부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신생아 출산 시 취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것. 육아 커뮤니티를 뒤적이다 발견한 정보였다. 금액을 확인하니 무려 550만 원. 처음엔 오타인 줄 알았다. 몇 번을 다시 읽었다.




구청으로 향한 오후

동작구청 세무과에 전화를 걸었다. 조건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12억 이하 주택, 3년 실거주, 주택 취득 후 5년 이내 신청. 우리 집은 모두 해당됐다. 필요한 서류는 등본, 혼인관계증명서, 통장사본, 그리고 공동명의라 아내와 나의 신분증. 방문접수만 가능하다고 했다.


산후 관리사님이 계실 때를 놓칠 수 없었다. 아내와 함께 서둘러 구청으로 향했다. 아이가 집에 오고 나서 처음으로 나선 둘 만의 데이트에 정말 즐거웠다. 가는 길에 내내 즐거움이 묻어난다. (산후관리사님이 계실 때, 둘 만의 데이트를 나가는 건 정말 꿀팁이다. 어쩌면 다신 오지 못할 여유...)


담당 직원이 서류를 확인하더니 경정청구서를 건넸다.

“집을 먼저 사시고 아기를 낳으셨네요. 그럼 이미 내신 취득세를 돌려받는 거예요.”

기존에 낸 세금을 정정하는 서류라고 했다. 체크할 곳 몇 군데만 표시하면 됐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서류를 다 작성하고 나오는 길, 아내가 물었다.

“이 돈 어떻게 쓸까?”

아이 물품 사는 데? 대출 갚는 데? 아이 적금통장에? 집까지 가는 내내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에 서로 재잘거리는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돈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쓸 곳을 정하는 게 조금 우스웠지만, 기분 좋은 고민이었다.




통장에 찍힌 550만 원

일주일 후,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무심코 통장을 확인했다.

550만 원이 입금돼 있었다.


한참을 화면을 들여다봤다. 옆 사람이 쳐다볼 정도로 오래. 집에 도착해서 아내에게 보여줬다.

“들어왔어.”

아내도 한참을 말없이 쳐다보다가 “진짜네” 하고 웃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

“우리 아들, 벌써 돈 벌었네!”


그날 밤 아내와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우리는 대출 상환에 쓰기로 했다. 집을 사고 나서 매달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원금이 조금이라도 줄면 이자도 줄어든다. 아이 물품은 필요할 때 그때그때 사면된다. 하지만 집은 우리 가족이 매일 사는 곳이다. 이 공간이 조금이라도 빨리 온전히 우리 것이 되길 바랐다.


550만 원.

생각해 보니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보금자리에 보탠 첫 돈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지 모르지만, 이 순간만큼은 정말 고마웠다.




첫 번째 기여

집을 사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느껴졌던 취득세가 아이의 탄생과 함께 돌아왔다. 세금 한 푼이 아까웠던 사회 초년생 시절을 생각하면, 이제는 세금도 제도도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하진아, 네가 태어나서 우리 집에 550만 원을 보탰어.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며 환히 웃었던 순간을 추억하며, 앞으로도 행복하게, 건강하게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