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용기.

by 니은

더이상, 어떤 것도 재미있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아무런 의미없이 흘러갔다.


서른 다섯, 10년차 직장인이 됐다.

적지 않은 월급이 매달 따박따박 통장에 입금됐고,

능력있는 남편을 둔 덕에 둘이 먹고, 입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나도, 남편도 하루하루가 행복하지 않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에서 우리는 불행했다.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자극을 받지 못하고,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끝없이 소진되고, 채워넣을 여유조차 없는 생활이 반복됐다.

동료와 술잔을 기울이며 불만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달래보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건지에 대한 답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멈추고 잠시 떠나보기로 했다.


대단한 것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나답게,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었다.

그런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 기회비용이 수억원이 들더라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뭔가 새로운 걸 배우고, 채워넣고 싶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즐겁고 행복한 사람인지 천천히 생각해보고 싶었다.

원하지 않는 일을 꾸역꾸역 반복하는 일상을 멈추고 싶었다.

그래서 영국 웨일즈 카디프로 왔다.


카디프는 웨일즈 수도이자 런던에서 기차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다.

드넓은 공원이 있고,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활기찬 시내가 있는 아기자기한 곳이다.

걷고, 생각하고, 쉬고, 공부하기에 이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


누군가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왜 그런 무모한 선택을 했느냐고 말했다.

막상 와서 생각해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저 나는 멈추고 싶을 때 멈췄고,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멈추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카디프에서의 소소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