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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렇다 Nov 07. 2023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

-흐르는 것은 시간이어라-

추위탓이었을까?

도서관 구석으로 찾아들어와 그림책 몇권을 앞에

놓고 앉았다. 실로 오랜만. 혼자 도서관이라니. 그것도 그림책을 먼저 꺼내들면서.


고래뱃속 출판사의 <순례씨> 를 우연히 뒤적이던 지난주 영향때문일게다. 삶에 대해 겸허해지고 싶어지는 행위를 하기엔 그림책도 제격이지.


훑어내리기 바빠 정작 기억되는 내용이라거나 주워담을 정보거리없는 주식관련 경제 뉴스를 클릭하기엔

지친 11월. 가을이다.


어제의 강풍은 초속 6m.

날씨 어플의 바람의 세기가 정말 맞을까?

초속 5cm는 벚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속도라던데.


뜬금없이 봄이라니? 늦가을의 추위 앞에서

고래뱃속의 <아직 봄이 오지 않았을 거야>를 펼치다 만난 문장.

---우리들이 노력하지 않아도 봄은 오니까---


우린,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만했지.

영혼을 갈아넣는다는 표현이 필요했을정도로 무수한 이들이 노력이란 것을 했겠고 그리 했겠지만.

과연, 얻은 것은 어땠을까? 진로, 취업, 결혼, 성공과 명예 등등. 고진감래란 사자성어의 가치를 제대로 성취한 이들 몇이나 될까?


그런데 또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노력하지 않아도 오는 것들?’

계절,시간, 그리고 죽음.

적어도 겨울이 오라고 부단히 노력한 이들이 없듯, 시간도 노력의 여부와 상관없이 오고, 심지어 죽음은 그와 반작용, 항거의 면에서 노력을 요했지만 노력의 강도와는 별개로 찾아오고야 말게 되니.


노력해야만 달성되는 물성의 삶과 노력하지 않아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시간성.

노력하지 않아도 다다르는 계절과 시간과 종착을 생각하게 되면 묘하게 반발심이 생겨버린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삶도 가능해야 하지 않는가?


과연,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가능할까?

그 전제조건을 생각해야 한다. 해야만 했던 것들중의 몇몇을 내려놓는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절로 오는 것들의 의미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 볼 겨를이 생기지 않을까?


노력이라는 미명하에 아득바득거리며 놓친 삶의 의미들을 생각해본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시간에 좀 더 몰두할 수 있겠지.


그 끝에 결론은 ‘잘 살고 싶다.’

어제와는 다르게. 내일부터는 새로운 삶인듯이.

오랜만에 스스로 글을 써보는 이유일것이다.


p.s원하지 않아도 겨울이 오듯 노력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게 시간인데.  

다른 노력을 하다 그걸 놓치고

부단히도 항거의 노력을 했던 죽음이 코 앞에 닥치면 분명 서럽게 후회하리라.  좀 더 시간을 내 것으로 잘 살아낼 것을..


시간은 흘러가서 다시 되돌아 올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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