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
이륜차: 영어 'Bicycle'(바이시클)을 줄여 쓴 말로, 엔진의 유무에 관계없이 바퀴가 앞뒤로 두 개가 있는 교통수단을 지칭한다. 이륜차(二輪車)라고도 하며,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이륜차는 바퀴가 앞뒤에 배치된 탈것이다.
바이크: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일컫는 말. 오토바이: 바퀴가 두 개 달린 2륜자동차의 일종으로 엔진의 힘으로 바퀴를 구동시키며, 자전거 하고 동력방식만 다르다. 동의어로 모터바이크, 이륜자동차 등이 있다.
스쿠터: 이륜자동차의 일종이며 언더본 프레임에 카울을 달아 사용하는 이륜차를 가리킨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세단으로 볼 수 있다. 흔히 알려져 있는 자동 변속기 사용 여부는 스쿠터 기준이 아니며, 스쿠터도 과거 수동 변속기를 사용했었다.
흔히 오토바이 하면 광활한 미국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고 배기량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가죽점퍼를 입은 터프한 남성을 떠올린다. 과거 미국 드라마의 '레니게이드'라는 드라마가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토바이는 우리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교통수단이어서 '과부 제조기'라는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더불어 굉음을 내면서 새벽도로를 달리는 폭주족의 이미지와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를 떠올리는 것을 보면 오토바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주변을 둘러보아도 오토바이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잘 볼 수 없다. 종합하면 우리나라의 오토바이는 일부 마니아층의 취미라는 인식과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리는 배달용 혹은 폭주족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대다수의 인식이 섞여 있어 긍정적 이미지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
오토바이 관련 통계
우리나라의 오토바이(이륜차) 등록대수는 2013년 100만 대에서 2024년 200만대로 높아지고 있는데, 코로나 기간에 그 증가폭이 높게 나타나 최고 등록대수를 2021년 7월 2,319,194대로 정점을 찍고 코로나에 대한 제한이 풀리면서 등록대수가 급감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내가 처음 오토바이를 구입한 것도 2020년이니 오토바이 등록대수 급증에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배달용 오토바이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고 이것은 배달앱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현상이다. 오토바이 등록대수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26,163,162대(2024.07. 기준) 임을 감안하면 자동차에 비해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배달앱을 사용하여 사람들이 음식을 주문하고 포장을 하거나 배달대행을 하는데, 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달대행을 이용하게 되고 이 배달대행에 이용되는 교통수단의 90% 이상이 오토바이이다. 과거에는 외식이 주로 직접 방문하여 먹는 비중이 높았다면, 코로나는 겪으면서 외식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동남아시아에 비해 오토바이가 왜 적을까?
동남아시아에 가 보면,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대부분의 시간 동안 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오토바이 행렬이 보인다. 특히, 베트남의 오토바이 물결은 동남아의 다른 지역의 오토바이를 훨씬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오토바이가 자동차 등록 대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오토바이의 사용 비율이 낮게 나타난다. 그러면 오토바이의 비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래의 사항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1. 급속한 도시화
급속한 도시화는 인구를 끌어들이고 이촌향도로 대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집값이 저렴한 교외지역에 거주하게 되면서 직장과 거주지의 거리(직주거리)가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면서 교통수단이 필요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교통, 오토바이 혹은 자전거, 기차, 자동차 등을 들 수 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거나 직주거리가 먼데 자동차를 살 여유가 없다면 접근 가능한 것이 오토바이다.
2. 대중교통의 부재
위에 언급했듯이 대중교통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으면 오토바이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대중교통 체계가 발달한 유럽지역의 도심과 오토바이 통행이 금지된 미얀마의 양곤의 경우 오토바이를 보기 힘들다. 반면, 대중교통이 툭툭, 지프니, 썽태우 등 규칙적으로 운행하지 않는 교통수단이 더 발달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오토바이의 통행량이 많아진다. 결론적으로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을수록 오토바이의 비율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3. 도시 인프라의 부족
오토바이의 장점은 자전거 보다 빠르며, 자동차 보다 적은 유지비, 좁은 도로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처럼 넓은 땅덩어리에 도로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넓은 주차장에 기름값까지 저렴하면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도시 내 인프라의 부족으로 도로는 좁고, 주차시설은 부족하고, 기름값은 소득에 비해 높다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교통수단은 오토바이일 것이다. 일례로, 베트남의 하노이는 구도심에 차량이 통행하기 힘든 구역도 있고, 주차 구역도 극히 부족하기 때문에 차를 운행하는 거 자체가 힘든 구역이 많다.
4. 경제성
자동차에 비해 오토바이는 연비가 좋다. 리터당 40km를 훌쩍 넘는 모델도 많으니 유지비가 적게 든다. 동남아에서는 길가에서 오토바이 주차비를 받는 곳도 있지만, 주차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에 비해서 구매비용이 싸다. 자동차에 비해 1/10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득이 높지 않은 사람들도 구매가 가능하다. 자동차에 비해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어 고장이 발생했을 때의 수리비도 자동차에 비해 많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5. 날씨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비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여름보다 겨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오토바이를 타 보지 않은 사람들은 여름에 비가 많이 오니 더 힘든 게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비옷을 입고 서행을 하면 비가 올 때도 운행이 가능하고 비가 그치고 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겨울의 경우 차가운 날씨에 몸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시속 70km 정도로 달리면 추위는 절정에 이른다. 추위는 비처럼 짧은 시간에 변하지 않기 때문에 겨울이 오토바이 라이더에겐 가장 힘든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vs 대만 vs 베트남 비교
1.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급격한 도시화를 겪었지만, 현대차가 포니라는 차를 자체 생산할 만큼 자동차 기술력을 빠르게 도입하여 자동차에 대한 접근성이 좋았다. 경제의 성장으로 부정적 이미지의 오토바이보다는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욕구가 강했고, 오토바이의 경우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장마와 태풍, 겨울의 혹독한 추위 때문에 운행이 힘든 기간이 많아 보급이 늦어졌다.
2. 대만
대만은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경제 성장도 비슷하게 이루어져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보급율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대만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거의 동남아 수준의 오토바이 물결이 도로를 뒤덮고 있다. 대만이 우리나라와 다른 큰 차이점은 대학 졸업자의 평균임금이 우리나라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자동차 구매력이 떨어져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대만은 1년 내내 온화한 날씨를 나타내기 때문에 오토바이의 활용기간이 우리나라 보다 4개월간 길다는 것도 오토바이가 많이 보급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3. 베트남
베트남은 오토바이 보금에 영향을 주는 위의 5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출퇴근 거리가 늘어났으나 도시 인프라(도로, 주차장 등)가 부족하였고, 대중교통도 아직 지하철이 개통(2021년 11월)된 지가 만 3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발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날씨는 연중 높은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 오토바이 운행에 적합하여 많은 오토바이가 아직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베트남은 태국과 함께 오토바이를 보유한 가수가 전체의 80%를 넘을 만큼 오토바이 보급율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결론: 내가 오토바이를 타는 이유
내가 오토바이를 처음 탄 것은 중학교 때 오토바이가 있는 친구 것을 빌려서 타 본 것이 처음이었다. 대학교 때는 아르바이트로 오토바이를 사려고 했지만, ROTC를 하는 바람에 오토바이를 사지 못했다. 아마, 혈기왕성한 그때 오토바이를 탔다면 이승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처음 오토바이를 제대로 탄 것은 동남아 배낭여행을 처음 하던 때였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태국을 거치면서 30일간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그때 몸에 뵌 습성이 아직 남아있다. 그 이후 오토바이를 접하지 못하다가 전기오토바이 초창기 막대한 지원금을 준다기에 90만 원을 주고 전기오토바이를 산 것이 오토바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목적은 당연히 출근 및 근거리 라이딩 용이었고, 3년을 타고 지금의 휘발유 스쿠터로 기종변경을 했다. 위의 내용으로 내가 오토바이를 타는 이유를 찾아보면, 도시화와 인프라 부족 및 대중교통의 부재는 영향이 없으며, 날씨는 오토바이를 타기 불리한 요소이므로 제외한다. 따라서 남은 이유는 경제성이다. 여기서 경제성은 구매 시 가격적인 측면과 연비에 따른 유지비용적 측면도 작용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직주거리(직장과 주거지사이 거리)가 7km라 짧은 편에 속하지만, 출근시간은 25분, 퇴근시간은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오토바이의 출퇴근 시간은 차량이 막히는 것과 관계없이 20분이면 충분하다. 또 다른 이유는 배달앱으로 시켜도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물건을 포장해서 가져오기가 쉽고, 주차장이 없는 맛집을 주차걱정 없이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다양한 단점도 존재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