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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ak Nov 14. 2024

신천기행1-신천 발원지를 찾아서

가을로의 여행

 수능 한파가 평년의 모습처럼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 수능일은 마치 포근한 봄처럼 추위라는 것을 느끼기 힘든 하루였다. 오후에는 또 비 예보가 있어서 오전이 가을을 느끼기에 절호의 시간이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오토바이에도 아침으로 5리터의 휘발유를 먹이고 가을과 함께 주제가 있는 가을 여행을 출발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신천 발원지를 찾아서’인데, 이번 여행은 신천의 발원지부터 가창면과 수성구의 경계인 가창교까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기름을 채우고 신천 동로를 통해 가을이 내려앉은 신천 동로를 달려 수성구를 벗어났다. 가창면에 들어서자 풍경이 작은 소도시 풍경으로 변하고 있었다. 가창댐 초입에 있는 편의점에서 깜빡하고 챙기지 못한 블랙커피를 대신해 밀크 커피 한 잔을 사서 타 마시고 카메라를 오토바이 여기저기 설치하고 가창댐으로 향했다.

가을 장마가 지난하게 이어지더니 가창댐 수위가 만수위다.

 가창댐에 잠시 정차하고 ‘신천의 발원지를 찾아서’  인트로 영상을 찍고 남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가을로 물든 만수위의 가창댐을 바라보았다.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두 개의 발원지중 하나인 가창댐으로 흘러드는 용계천 상류를 방문하고, 두 번째 목적지는 가창면 우록리 상류 지역에 위치한 ‘방치재(밤티재)’ 발원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잘 닦여진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가창 2’ 버스의 회차지에서 앞산 쪽으로 올라가는 곳에 위치한다. 가는 길에 봄에 들렀던 조방길 가옥이 있어 산속 깊숙한 가을을 느끼기 위해 잠시 들르기로 했다. 헐티재를 향해 해발고도를 높일수록 붉게 물든 노을과 같은 산들이 형형색색 나타났다.

초가형태를 띤 조방길 가옥에서 바라 본 풍경은 가을 자체였다.

 조방길 가옥으로 빠지는 왼쪽 산 길로 1.5km를 오르면 작은 마을 꼭대기에 민속문화재인 초가가 나타난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들고 마지막 오르막은 차량 진입조차 되지 않아 찾는 이가 적은 지, 관리도 잘 되고 있진 않았다. 잠시 들러 예전 사람이 된 듯 툇마루에 앉아 탁 트인 산 능선을 잠시 바라보다 버스 회차지로 향했다. 예전에 자전거를 타고 방문했던 때와는 달리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왔을 땐 지쳐버린 몸뚱이로 인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는데 말이다. 회차지에 도착하니 가을장마로 말라있기만 하던 용계천 상류의 물줄기가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여기서 등산으로 1km 정도를 가야 발원지가 나오겠지만 오늘은 시간상 최상류 방향만 확인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헐티재로 향했다. 마침 가창 2번 버스가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가창2번’ 화차지가 있는 곳 윗쪽이 신천위 발원지 중 하나다.

 매번 들러서 쉬던 헐티재의 천막형 가게를 뒤로하고 바로 재를 넘어 청도로 접어들었다. 두 번째 발원지는 청도군 각북면 지슬리에서 임도를 따라 3.3km를 이동하면 가창면 우록리와 경계인 방치재(밤티재)라는 고개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우미산과 삼성산의 분수계(分水界)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모여 흐르는 신천의 두 번째 발원지이다. 하루에 두 곳의 분수계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오토바이의 기동성이 아닐까 한다. 방치재에서 영상을 좀 찍고 1.5km 임도공사를 마친 우록리 쪽 임도를 조심하며 내려왔다. 도로를 닦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도로 상태가 청도 쪽에 비해 좋았다. 우록리 임도를 벗어날 때쯤 신천의 물을 모아 만든 작은 저수지인 '우록지’가 나타났다.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만든 저수지를 둘러싼 주변의 숲은 알록달록 저마다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우록지 주변의 기을

이로써 신천의 발원지 두 곳을 모두 찾아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었다. 청도군 각북면 지슬리에서 가창면 우록리로 넘어오는 임도 5km가량만 제외하면 이동에 작은 문제조차 없이 편한 이동이 가능했다. 가을이 내려앉은 숲은 이동하면서 눈을 즐겁게 하기 충분했다.

점심으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용계천과 신천이 만나는 곳에서 마무리

우록리를 빠져나오는 곳에 팔조령에서 흘러드는 작은 하천과 신천이 만나 가창교 쪽으로 흘러간다. 가창댐인근까지 홀로 흐르던 신천은 가창댐 아래를 계속이어 흐르는 용계천과 ‘덕안사’ 앞에서 합류해 더 큰 신천으로 성장해 가창교로 흐른다. 신천의 발원지는 두 곳으로 나눠져 있고 거리도 멀고 험하며, 고도변화가 많아 오토바이가 가장 적격인 교통수단이다. 발원지부터 가창교까지 첫 번째 기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기행은 두 다리를 이용해 달리며 가창교에서 수성교까지 신천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겠다. 세 번째 기행은 수성교부터 신천이 금호강으로 합류하는 침산교부근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해 보고자 한다. 세 가지 교통수단을 활용한 신천 발원지부터 금호강 합류점까지 여행을 많이 기대해 주기 바란다.

가창댐에서 흘러 내리는 용계천(좌)와 합류부 덕안사(우)


PS. 신천 발원지=밤티재는 오류 ‘방치재’가 맞다.

신천의 발원지를 검색하면 우록리로 나오는 것이 많고, ‘밤티재’라고 적힌 문서도 많다. 이는 우록리 계곡을 ‘밤티골’이라 불러 청도군 각북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도 밤티재로 잘못 부르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밤티재로 검색하면 네이버 지도, 카카오 지도 모두 청도군 이서면에 있는 밤티재가 검색된다. 공식명칭인 밤티재는 삼성산을 기준으로 우록리와 청도군 이서면을 잇는 고개이다.

즉, 가창면 우록리를 기준으로 청도군 각분면 쪽, 우미산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방치재’이며, 남쪽 삼성산을 통해 청도군 이서면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밤티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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