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떠올린 그 이름

by 루네

20대 때 같은 교회를 다녔던 동생을 오랜만에 만났다.

고민이 있다며 여러 얘기를 하던 중 내 옛날 애인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엔 정말 당황스러웠다.

하긴, 접점이 그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 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이려나.

식당이 너무 시끄러워서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아이의 이름을 떠올린 순간 만큼은 선명하다.


"언니 성훈이 아시죠?"

"누구..?"

"언니랑 사겼던 사람 동생이요..! 언니 그 오빠랑 오래 사겼으니까 알지 않아요?"

"응??? 나 모르는데? 내가 사귀었던 애는 성..원인가?"

"아! 맞아요"


아, 맞구나.

몇 년을 잊고 있던 이름이 생각났다.


괜스레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결혼 후에 옛 애인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묘하게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그와 헤어진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 말한다는 건 특히 더 그랬다.


한 때는 내가 정말 사랑했다고 느꼈던 사람인데 결혼하고 나서 그의 이름을 내 입 밖으로 내뱉으니

이젠 정말 어떠한 감정도 없다는 게 느껴졌다. 그저 그때의 내가 조금 그리웠을 뿐.


그 아이의 근황도 궁금했지만 동생은 전해주지 않았다.

나도 딱히 묻지 않았다.


다만, 우리의 그때는 보다 선명하게 떠올랐다.

헤어지는 방법을 몰라 이별 여행을 택했고

주변 사람들은 영화를 찍냐고 했었다.


이제는 서로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멀어졌지만 그때는 분명하게 사랑이었다.


비록 지금은 다른 곳을 향해 걷고 있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