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만났던 남친을 떠나보내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이미 내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이었겠지.
시간이 조금 흐르고 그 아이와 만났다.
여름이 저물어가는 저녁이었다.
풀내음이 더운 바람에 코끝을 스쳐지나갔고
그 아이를 보니 마음이 간질거렸다.
집앞인데 너무 차려 입고 나간 건 아닌 지
차라리 원피스를 입을 걸 그랬나?
아니면 좀 더 편한 트레이닝복이 나았을까.
이 자켓은 좀 불편한데 괜히 입고 나왔나 하는 그런
별 생각을 다했는데 괜한 고민이었던 거 같다.
어떻게 말을 꺼내면 좋을까 고민하는 게 맞았을까.
한참 우물쭈물 거리다가 내뱉은 한마디.
“나도 너 좋아해”
그 말을 들은 그 아이의 눈에는 기쁨과 놀람이 담겨있었고,
내가 말하려고 했다며 당황스러운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기쁨과 환희도 잠시 어색한 공기가 둘 사이에 흘렀다.
그 아이의 신발이 눈에 들어와 신발 사이즈는 몇이냐고
대충 맞춰보기도 하고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했다.
그렇게,
그 아이와의 연애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