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은 텅 비고 가슴 속은 뜨겁게 차오른다.

by 루네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었지만,

공연의 여운에 젖은 사람들로 금세 무대 뒤가 붐볐다.

나는 그 자리를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오… 오늘 정말 멋졌어. 그럼 학교에서 보자.”


그 아이는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자신의 목소리가 묻힐까,

나를 향해 활짝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잘 가!!”


순간적으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당황스러웠다.

손인사를 하려다 포기한 채, 나는 급히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공연장으로 갈 땐 그렇게나 더뎠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이상하게 한순간이었다.


씻지도 않은 채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하얀 벽지 위로

그 아이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이 감정은 도대체 뭘까?

팬심? 첫사랑?


정의하기엔 나는 아직 자라지 않았나 보다.


하지만 그 아이가 반짝이던 순간만 떠올리면,

머릿속은 텅 비고 가슴 속은 뜨겁게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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