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 사장님의 “잘될 거야, 화이팅”이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라일락을 사갔기 때문일까.
괜히 꽃말이 궁금해져 검색창을 열었다.
첫사랑, 사랑의 시작.
화면 위 단어들을 보고 있자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정말 내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구나.
아니, 그보다… 잘 될 수 있을까?’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 여기서 다 만나네, 안녕?”
“어…? 어, 안녕.”
머리도 식힐 겸 들른 카페.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먼저 나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멋있었다, 감동 받았다 등의
이야기가 목에 걸린 듯 뱉어지지 않았다.
“어제 와줘서 고마웠어!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다 아쉽더라.”
“아… 너 정말 인기 많더라.”
“인기가 많은가? 난 모르겠던데.”
“아니야, 너 인기 많아.”
“나는 한 사람한테만 인기 있으면 되는데.”
그 아이가 빤히 나를 보며 웃었다.
순간,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렇지만 쉽게 흔들려선 안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날 울었어?”
“어? …아니, 내가 왜 울어.”
정색하며 잡아떼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울진 않았지만 감동받았다고,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 나를 보며
그 아이가 소리 없이 웃었다.
“하… 죄 많은 사람…”
“내가?”
“어? 어… 아니…”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속 마음이 튀어나왔다.
“나 착하게 살았는데? 죄명은 뭐야?”
죄명은 눈부신 죄, 잘생긴 죄,
아니면 내 마음을 뺏어버린 죄…
끝내 말하지 못한 채 삼켜졌다.
“아니야, 그냥 말이 헛나왔어.”
“칫, 나중에 기회되면 말해줘야 돼. 알았지?”
“어? …엉.”
그는 시계를 힐끗 보더니 이내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연습 시간이 다 돼서 아쉽네. 다음에 보자.”
그가 머물렀던 자리엔 라일락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