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의 요소

음악가의 요소

by Gigantes Yang

작곡가의 요소

육교.jpg 한밤중의 산책 [가끔은 시원한 밤바람이 필요하다]

우리가 음악을 전공자의 입장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내용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의 주요 요소에 대한 인식이다. 음악이론 서적의 첫 장을 펼쳐보면 대부분 음악의 3대 요소로 '리듬, 선율, 화성'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의 색체(음색)를 구분 짓는 중요한 성분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사항들은 어디까지나 클래식 음악 혹은 고전음악 안에서의 틀 안에 갇힌 음악에 해당되기 위한 음악적 요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음악의 규칙은 신이 정한 법칙이 아닌 우리 인간이 정한 규정일 뿐이다. 오늘날에 창작되는 음악에는 위에 언급된 주요 요소들이 모두 필요하지는 않다. 심지어 작곡자 혹은 음악가, 연주자가 나름 개인의 취향대로 정해놓은 음악적 규칙에 의해서 작품이 만들어진다.


음악은 더 이상 악보로의 상태, 즉 악보의 보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은 시대가 왔다. 현대음악 조차도 악보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많아졌다. 무대와 컴퓨터 한 대만 있어도 연주는 가능하다.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고서는 스피커와 마이크 조차도 연주장에 잘 갖춰져 있다.


1. 지구력과 끈기

작곡가는 하나의 작품을 써내려 가는 과정에서 많은 체력적 소모가 동반된다. 계획한 일정 동안 작품을 완성하고자 한다면 육체적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체력 또한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 음악가들도 분명 있겠지만. 필자는 작은 앙상블(10인 이하)은 대체적으로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 정도의 작곡 일정을 잡는다. 하루 일과(직장, 기본 생활)를 제외하고 음악에 집중이 가능한 시간대를 최대한 잘 분배하려고 한다. 시간적 계산이 잘 갖춰지지 않으면 며칠의 계획이 되었건 그 일정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작품의 첫마디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작품의 시작-과정-끝맺음 계획을 체계적으로 잡는다. 이때에 일차적으로 체력적 소모가 크게 온다. 계획 없이 작품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품을 쓰다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했는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있다. 내 음악 안에서 길을 잃듯이. 그럴 땐 미리 준비해둔 계획서만큼 좋은 것도 없다.


분명 작품을 쓰다가 본래의 계획보다 좋은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다. 많이 겪어봤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계획 안에서 세워둔 본래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다. 계획을 보완하는 건 좋지만, 또 필요하지만, 자꾸만 들게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잠시 옆에 두고 다음 작품에 활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 그리고 한 작품이 끝날 때까지 그 안에서만 머무를 수 있는 지구력과 끈기가 잘 갖춰져야겠다.


2. 이유를 아는 것

작곡자는 내가 왜 이 음악을 쓰고자 했는지 이유를 알아야한다. 사소한 이유라도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왜 쓰는지, 왜 쓰게 되었는지, 무엇을 위해서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야겠다. '그냥'이라는 건 없다. 이유를 알면 작품에 투자하는 모든 시간에 의미가 더욱 부여가 되겠다. 모든 결정에는 이유가 반드시 따른다. 음악에도 적용시키면 되겠다.


3. 작품 설명과 제목

요즘 젊은 작곡가들은 작품을 굉장히 잘 쓴다. 이전 까는 다르게 음악 관련 정보와도 더욱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많이들 작품 설명과 제목을 작품 계획 마지막에 둔다는 것이다. 작품이 완성돼서 그제야 작품 설명과 제목을 지으려고 한다. 작품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선행되어야 하는 과정을 나중에 하려고 하다 보면 완성된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내가 이 음악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했는지 쉽게 기억이 날 리가 없다.


무조건 완벽한 작품에 대한 설명과 제목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작품 계획만 어느 정도 갖춰져 있으면 그 내용들을 토대로 작품 설명을 쓰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작품 제목을 당장에라도 정하지 못하겠다면 가제라도 지어보는 것을 권한다. 작품을 음악으로 채워나가면서 굳이 맨 앞장의 계획서로 돌아갈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제목(혹은 가제)만 봐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4. 하루에 한마디라도

필자가 즐기면서도 가장 힘들어하는 과정이다. 악기 편성에 상관없이 하루에 한마디 이상 채워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어느 날은 10마디 이상도, 30마디 이상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날에는 단 한마디도 겨우 채운다. 심지어 다음날 지우고 다시 할 때도 있다. 필자는 악보를 그릴 때 오선지가 그려진 악보 위에 초안 작업을 한다. 손과 연필이 움직여야 머릿속의 생각도 함께 정리된다. 퓨터의 사보 프로그램으로 한마디 한마디 전자악기 소리에 의존하며 작업하는 것은 크게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해야 할 상상을 남이 대신해줘봤자다. 내 안의 음악적 울림에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


5. 다른 작곡가와 비교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나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의 작품성을 부러워하지 말 것. 분명 배울 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음악세계가 있는 법이다. 내가 부러워할 이유도 따라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이유는 결국에 없다. 아직까지도 다른 사람들의 작품이 더 뛰어난 것 같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라고 느껴진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아직 내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한 걸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사람들마다 음악가로서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당연하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 당연히 이루고 싶을 것이다.

필자도 가끔씩 상상해본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을 찾자.

다른 사람이 해놓은 음악을 마냥 뒤쫓아 가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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