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무엇을 키울 것인가?

어떤 작물로 귀농할지에 대한 고민은 끝도 없다.

by 영태

퇴직후의 소소한 삶이 아닌 생업을 목적으로 한 귀농의 여러 형태 중에는부모님의 농사를 이어 나가거나 부모님이 농업인이 아닌 경우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는 부모님은 퇴직 후 소소하게 텃밭을 가꾸고 계셨기에, 내가 직접 무엇을 키워 정착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작물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회사를 다니며 귀농을 준비할 무렵,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귀농 정보를 찾아보면 유독 딸기 관련 콘텐츠가 많았다. 딸기는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선호도 높은 작물이니, 당연히 나의 선택지 중 하나였다. 딸기를 예로 들긴 했지만, 사실 어떤 작물을 검색하더라도 “대박”, “연 매출 수억” 같은 성공 사례가 넘쳐났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의문이 들었다.


정말 그렇게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걸까?


“어디 갈래? 뭐 키울래?”


귀농 교육을 받아보면 작물 선택의 시작점으로 두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지역을 먼저 선택하고 작물을 정하는 것, 또 하나는 작물을 먼저 정하고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는 중요한 뜻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특산물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특산물은 대개 지자체의 집중 육성 품목이다. 이는 정책적 지원이나 유통망에서 유리한 위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딸기를 키우고 싶다면, 딸기로 유명한 논산으로 가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특산물이 아닌 작물로도 성공하는 사례는 분명히 존재한다.


귀농하려는 지역과 키우려는 작물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수많은 고민 끝에 작물을 정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원칙을 세웠다.


1. 노지 재배가 아닌, 시설 재배가 가능할 것


노지 재배는 규모가 커야 수익이 난다. 땅을 사든 빌리든, 몇백 평 가지고는 어렵다. 장비도 많이 필요하다. 과수도 고려해봤지만, 나무를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귀농 초기에는 수익이 없다. 그래서 규모가 작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 재배를 우선 고려했다.


2. 친환경 재배가 가능할 것 (무농약/유기농)


농약 없이 재배하기 어려운 작물이 많다. 그래도 시간과 비용을 더 들여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곳들이 있다. 나 역시 친환경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키운 작물이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었으면 했다.


3. 연중 생산이 가능할 것


시설 재배와 연결되는 이야기다. 연중 수확이 가능하면, 규모가 작아도 꾸준히 판매할 수 있다. 재배 주기가 짧으면 부족한 물량도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 물론 모든 시설 작물이 연중 생산되는 건 아니다. 딸기처럼 계절 작물도 많다.


4. 단순한 가공이 가능할 것


초기부터 본격적인 가공식품 사업을 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원물 형태가 식별 가능한 간단한 가공은 법적인 시설 공간을 갖추지 않아도 판매가 허용된다. 예를 들어 건조와 같이 본래 재료가 뭔지 알 수 있는 정도의 가공 말이다. 그런 가능성이 있는 작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5. 시설 비용이 과하지 않을 것


비닐하우스, 판넬하우스, 유리온실… 시설 종류도 많고, 내부 설비에 따라 비용 차이도 크다. 시작부터 과도한 투자는 부담이다. 금융비용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적정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작물을 찾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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