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쉐 작가에게 배운 글쓰기와 삶
천쉐 작가의 『오직 쓰기 위하여』는
‘글은 이렇게 써야 합니다’라고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삶은 이렇게 살아도 됩니다’라고 말해주는 책 같았다.
천쉐 작가는 오직 글만 써온 사람이 아니다.
여러 가지 궂은일을 하며 살아왔고,
그 와중에도 글을 너무 쓰고 싶어서
틈이 날 때마다 글을 썼던 사람이다.
글이 좋든 나쁘든 개의치 않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꾸준히 글로 옮겼다.
요즘은
“이렇게만 하면 성공할 수 있어요”라는 말이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쉽게 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말한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지만,
반드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오래, 꾸준히 해야 한다고.
그러나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단기간에, 한 방에,
일확천금을 꿈꾼다.
나 역시 그랬다.
남편의 투자 실패로
갑자기 가세가 기울었고,
빠듯하던 삶은 더 팍팍해졌다.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할 때
나는 아이들을 보며 버텼다.
버티고 또 버텼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단 한 번도 남편을 원망하지 않았고,
삶의 끈을 놓은 적도 없었다.
어쩌다 보니 나 역시
이 힘든 시간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일확천금을 꿈꿔본 적이 있다.
하지만 늘 느끼는 건 같다.
일확천금은 없다.
반드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노력한 사람에게만 돌아온다.
천쉐 작가 역시 그랬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책을 읽고, 다시 쓰고, 또 쓰는 시간을
오랫동안 반복해 왔다.
그녀의 글이 좋은 이유는
삶이 평탄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자기 삶을 밀고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삶이란 유연해야 한다. 글쓰기에 임하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두드러지고 놀랍고 화려한 데뷔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일단 저지르고, 그러고 나서 더 좋아지면 된다.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유난히 대담했다. 실수도 겁나지 않았고 내 글이 썩 훌륭하지 못해도 두렵지 않았다. 단편 하나를 써냈다는 것이 나에겐 이미 커다란 꿈이 실현된 것이었다. 한 편 한 편 써나갈 때마다 스타일이 달라졌다. 나는 여전히 내 목소리를 찾고 있었지만, 그리 아름답지 않은 소리일지라도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첫 단편을 진짜로 써냈을 때, 나는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껏 글쓰기보다 더 행복한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재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 글쓰기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 일을 실행해 나갔다. p85, 86 [오직 쓰기 위하여] 천쉐
이 문장을 특히 좋아한다.
‘냅다 저지른 글쓰기’ 속에서
행복을 발견한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 역시 생각해 본다.
지금까지 꾸준히 버텨오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내 삶이 어디로 튈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오히려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