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와 오행을 지나, 나의 속도를 돌아보다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에 나오는 동물은 대부분
요괴스럽고 기괴해서 상상조차 쉽지 않았다.
그런데 챕터 마지막 이야기인 황제의 행궁, 곤륜산을 읽는 순간
중국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가 떠올랐다.
중국 드라마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작품.
나 역시 이 드라마로 중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오행 五行’이 잠깐 등장한다.
오행이란 우주 만물의 변화를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 다섯 가지 기운으로 설명하려는 사상이다.
이런 걸 특별히 믿는 편은 아니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내 안의 오행은 어떤 기운일까.
그냥 심심풀이로 챗GPT에게 물어봤다.
오행으로 본 창작자 성향
이 성향은 창조–표현–안정–정리–감성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 타입이다.
**목(木)**의 기운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스스로 시작점을 만들어내는 힘으로 나타난다.
기획과 확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화(火)**의 기운은
글과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을 만들어내는 추진력으로 드러난다.
몰입력이 강하다.
**토(土)**의 기운은
일상과 관계 속에서 중심을 잡고
여러 역할을 조율하며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태도로 나타난다.
**금(金)**의 기운은
방향을 정리하고
문장과 구조를 다듬는 과정에서 발휘된다.
완성도를 중시한다.
**수(水)**의 기운은
깊은 감수성과 직관으로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콘텐츠의 바탕이 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요즘의 나는 안정적이면서도, 열정적이고,
감성적으로 살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원래 나는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하고 늘 바쁘게 지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시작은 잘하지만, 끝맺음이 약하다는 사실을.
그래서 요즘은 시작한 것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실 시작조차 못한 일들이 더 많지만, 계획만큼은 늘 거창했다.
7월과 8월에도 본의 아니게 여러 일을 벌이며 지냈다.
바쁘긴 했지만, 그만큼 쉽게 지쳤고 시간은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이제는 새로운 수업이나 모임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것도 새로 시작하지 않고, 이미 벌여둔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중이다.
마음 한편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걸 시작하고 싶지만,
그 충동을 눌러가며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내 삶의 이야기를 공감력 있게 끌어내려면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데, 이상하게도 나는 늘 분주하다.
정말 바쁘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한가해지면
그 공허함에 쉽게 무너진다.
그래서 요즘은 너무 바쁘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의 태도를 연습하고 있다.
소제목 〈신들의 계보, 오방 상제와 그 후손들〉을 읽으며 몇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군주의 길흉화복은 군주 스스로가
어떻게 정치를 하는가에 달린 것이니까요.” (p270~271)
“‘정위전해’란 변함없는 의지로
목표한 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일컫는 말이다.” (p293~294)
“이것은 상상의 영역이다.
우리는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자유로운 꿈을 꾼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p325~326)
정치를 잘 알지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이 문장들 앞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람이 부유해지면 초심을 잃기 쉽듯, 정치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언제나 어리석음이 스며든다.
요즘의 현실을 보며 대통령 한 사람의 선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하게 된다.
주변에서는 종종 “너는 늘 바쁘다, 무언가 하고 있다”라는 말을 한다.
예전엔 흘려들었을 말이지만, 요즘은 그 말이 묘하게 마음에 남는다.
칭찬 같기도 하고, 어쩐지 불편하기도 하다.
아마도 세상 밖으로 꺼내지 못한 채
안에서만 맴도는 내 모습 때문일 것이다.
왜 나는 늘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질까.
언제쯤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될까.
기다려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걸까.
분명 때는 오리라 믿는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살아간다.
저마다의 삶은 수많은 이야기로 채워져 있고,
그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내 이야기는,
내가 원하는 이야기로 써 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