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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러너 Nov 17. 2024

끝은 이미 시작에 있다

울트라가 쏘아 올린 작은 공, 3년간의 기록


울트라 마라톤 결승선과
출발선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100km라는 거리?

아니다. 거기에는 용기, 한 걸음의 용기가 있을 뿐이다.

용기란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걸음이다.

2022년 인스타그램에서 여성 러너 민희 님의 100km 울트라마라톤 도전기를 접했다. 제목은 ‘10년 만에 이룬 버킷리스트’였다. 그녀가 남긴 후기에 꽂혔다.
 
“누군가는 이걸 왜 달리냐고 하지만, 주로에서 함께 뛰는 분들과 그 속에서 뛰고 있는 스스로를 마주하며 정말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와 감정들이 차올랐다. 뛰어보지 않으면 절대 느끼지도, 알 수도 없는 것들. 인생에 보물 같았던 시간, 평생 못 잊을 14시간 55분이었다."

 "인생이 아름다워 보이고,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 나도 이제 울트라 마라토너다. 뛸 때는 다신 안 뛰겠지 싶었는데, 어느새 내년 청남대 대회에 또 도전하고 싶고, 가을에는 200km도 도전하고 싶다."

작은 용기를 냈다. 그녀에게 나도 한 번 도전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그렇게 무모한 댓글 하나에서 울트라마라톤 도전이 시작되었다.

8개월 후  청남대 울트라마라톤 100km를 완주했다.



완주 다음 날, 내게 도전할 용기를 선물해 준 그 글을 찾아서 감사댓글을 남겼다. 그녀는 축하로 답했다. 곧 이어진 그의 글은 내 가슴을 뛰게 했다.  

"작년 나의 청남대 완주 피드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나의 도전이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그 도전이 다시 나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잊지 않고 메시지를 주셔서 내가 감사하고 기뻤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살겠다는 내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몽글몽글한 밤이었다. “  

2022년 4월 9일 그녀의 청남대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같은 해 7월 내 가슴에 떨어졌다.


공은 내 가슴에 작은 불씨를 남기고 8개월이 지나 2023년 4월 8일 청남대에서 거대한 불길이 되어 수백 가지 모양과 빛깔로 청남대 주로 위에서 타올랐다.  

달리기와 sns의 선한 영향력의 힘.

나이와 성별,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른 우리를 이어준 것은 단지 도전하는 마음이었다. 2023년 4월, 나의 100km 울트라마라톤 도전기가 다른 누군가의 가슴에 도전의 씨앗이 되길 바라며 SNS에 후기를 남겼다.


1년 7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2023년 4월 8일 내가 청남대 울트라마라톤 후기로 다시 쏘아 올린 작은 공이 2024년 11월 16일 SNS에서 알게 된 재엽 님의 가슴에 정확히 떨어졌다.

오늘 재엽 님이 전해주신 선물 같은 뜨거운 제주 울트라마라톤 100km 완주 소식과 그 도전의 시작이 나의 후기라는 사실이 고맙고 벅차다. 나의 시작이 또 다른 울트라러너 민희 님이라는 것도.

2022년 민희 님. 2023년 나. 2024년 재엽 님으로 이어진 SNS 3년의 결실. 선한 영향력, 도전의 마중물.

모든 도전은 하나로 연결된다.

나의 완주, 도전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당신의 완주, 도전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끝은 이미 시작에 있다.

도전 댓글을 다는 바로 그 순간,
이미 당신은 결승선에 서 있다.


울트라 마라톤의 끝과 출발선.
그 사이에는 한 걸음의 용기가 있다.

2025년,

나는 당신을 기다린다.
이름 모를 당신의 용기를 기다린다.


P.S. 2022년 100km 완주 후기로 용기주신 민희 님과, 2023년 저의 후기에 용기 내어 2024년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하신 마라토너 재엽 님. 두 분과 SNS에서 나눈 댓글과 이야기도 함께 나눕니다.


2022년 민희님의 100km 울트라마라톤 후기에 남긴 내 첫 댓글과 2023년 완주 후 기쁨의 기록


2023년 청남대 100km 완주 후 민희 님과 다시 나눈 글
2023년 울트라 마라토너 민희 님께 드린 나의 약속


2024년 첫 로드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한 재엽님과 나
2024년 울트라 마라토너 민희님과 다시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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