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분식집 1
- 딸랑딸랑 -
뭔가 무척 기분이 안 좋은 듯 상당히 터프하게 문을 열며 식당 안으로 들어오는 부티남!
들어오자마자 카운터를 한번 쳐다보더니, 바로 주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마침 카운터의 여주인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봐! 김환! 이런 코딱지만 한 분식집에 이 귀하신 몸을 또 불러들이다니! 제정신인 거냐?"
- 빡!!! -
"아얏! 뭐... 뭐야?"
갑자기 날아온 손바닥에 등을 세게 맞은 남자는 놀라서 소리쳤다.
기고만장하게 소리치는 그의 등짝에 가차 없이 스매싱을 날린 건 다름 아닌 선주였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자리에 앉아!"
"너 이런... 폭력적이고 예의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대체 이 집은 알바생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이때 소란스러움에 방문을 열고 나온 여사장이 남자를 발견했다.
"동한이 왔구나?"
그러자 갑자기 태도를 급전환해 선글라스를 벗고 여사장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남자!
"네! 어머니 안녕하세요! 오늘도 역시 아름다우십니다~!"
"야야! 당장 조명 꺼! 안 그래도 어머니의 미모 때문에 눈이 부신데..."
"싱겁기는... 밥 안 먹었지? 어서 앉아! 밥 차려줄게!"
"네! 그럼~ 제가 늘 먹던 그걸로 주세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 환이한테 이야기할 테니까... 얘 환아~!"
그러자 환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직접 요리를 들고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그럴 필요 없어 엄마! 이미 만들어 왔으니까"
"자! 비빔라면!"
이를 보고 기뻐하는 부티남 동한!
"뭐야? 이런 센스 있는 요리인 같으니라고!"
하지만 환은 별로 달갑지 않은 듯 묘한 시비조로 동한에게 툴툴거렸다.
"대체 내가 널 언제 불렀다고 또 와서 이렇게 시끄럽게 굴어? 다른 손님들 생각은 안 하냐?"
"그래서, 내가 이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손님이 별로 없을 때 오는 것 아니겠냐? 한창 바쁠 때 자리 차지하지 않으려고!"
"애당초, 너도 요리하잖아? 네가 만들어 먹던가? 아니면 너희 식당에 이야기하던가? 대체 왜 점심때마다 굳이 나타나서 귀찮게 하는 거야?"
"어허! 친구끼리 그러면 섭섭하지! 그리고, 이 요리는 환 요리인께서 만들어준 게 아니면 의미가 없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후루룩... 난 진심이오만!"
"알았다 알았어... 어서 먹고 가라! 나도 좀 쉬게!"
결국, 환은 졌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주방으로 사라진다.
이를 보고 옆 테이블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던 두 손님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껄껄껄껄... 저 친구 또 왔네 그려!"
"그러게? 요즘 거의 매일 보이네? 대체 저 친구 정체가 뭐야?
"이 집 아들 친구! 그 뭐야... 대학교 동창이라나?"
"그래? 그런데... 딱 봐도 굳이 이런 집에 와서 밥 안 먹어도 될 만큼 상당히 부유해 보이는데...?"
"그게... 실은... 저 친구가 그 요식업계 재벌 CB푸드의 장남이래!"
"헉! 그 엄청난 재벌기업? 그 뭐야... '라면천국 불면지옥' 체인도 CB푸드에서 하는 거잖아?"
"그렇지..."
"허... 그런 집 아들과 친구사이라... 대단하구먼!"
"저 친구가 글쎄 이 집 사람들을 그렇게 좋아한대요! 아들은 둘도 없는 절친이라고 하고... 심지어 이 집 딸한테 반해서 그렇게 쫓아다니나 보더라고!"
"허허허 그런 사연이 있었구먼"
**********
어느덧 하루가 끝나고 남매 분식집도 문을 닫았다.
환은 주방에서 식재료를 다듬으며 내일의 준비를 하고 있고, 방에서는 엄마와 선주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때 웃으며 TV를 보던 엄마가 열심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선주에게 말을 건넸다.
"너, 내일이 네 오빠 생일인 건 알고 있니?"
".........."
"이것아 엄마 말 듣고 있어?"
"그랬나? 몰랐지.."
엄마는 그런 딸의 등짝을 강타하며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이 철없는 것아! 너... 네 오빠가 너 학원비 댄다고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면서!"
"아이! 아파! 내가 뭐라고 했나?"
"걱정하지 마! 내가 나중에 다 갚을 거야! 엄마도 오빠도 일 안 하고 살아도 될 만큼!"
"그 뭐야... 그래! 건물주! 내가 건물주 되게 해 줄게! 빌딩... 빌딩 사면 되잖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도 말어!"
"빌딩이 가당키나 해? 너 그 되지도 않는 아이돌 때려치우고, 졸업하면 그냥 기술이나 배워..."
"어차피 너야 공부머리가 없으니까 대학 가기는 글렀고..."
"안 그래도 미장원 선희가 미장원에 사람 필요하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 일하던 애가 갑자기 그만뒀다고. 학교 끝나면 거기 가서 알바하면서 일도 좀 배우고 그래!"
"아 몰라! 싫어! 엄마는 이렇게 예쁜 딸을 낳아놓고 왜 그리 꿈이 작아? 좀 크게 삽시다 크게!"
"시끄러워 이것아~! 정신 좀 차려!"
"아 몰라! 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