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분식집 1
"뭐야? 벌써 문 닫은 거야?"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남매 분식집을 찾은 철물점 박씨가 물었다.
"아저씨! 어서 오세요!"
선주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소주 한잔 하려고 왔는데... 뭔 일 있어? 테이블을 왜 치우고 그래?"
"아... 다름 아니라, 오늘이 우리 오빠 생일이라서, 케이크라도 좀 자르고 그러려고 테이블 옮기는 중이었어요."
"그래? 그럼 오늘은 그냥 집에 가야겠구먼. 괜히 식구들 오붓한 시간을 방해할 수는 없지..."
"아니에요! 아니에요! 어서 자리에 앉으세요! 간단히 케이크만 자를 거예요."
"그래? 그럼... 조금만 마시고 금방 갈 테니까..."
"오늘은 웬일로 혼자 오셨어요? 꽃집 아저씨는요?"
"아... 꽃집은 뭐 좀 배달할 게 있다고, 조금 있다가 오기로 했어!"
그렇게 자리를 잡는 박씨.
"그러고 보니 아저씨... 어제도 우리 집 화장실 문 안 고쳤더라! 진짜 언제 고쳐줄 거예요?"
갑자기 생각난 듯 선주가 물었다.
"아이고... 내가 깜빡했네! 내 오늘은 꼭~ 고쳐놓고 갈게! 그래... 환이 생일이니까... 생일 선물로 내가 그냥 고쳐준다!"
"진짜요? 맨날 그렇게 말만 하고선 그냥 가면서..."
"아니야! 오늘은 하늘이 두쪽 나도 꼭 고쳐줄게!"
"진짜? 진짜 진짜로?"
"그래! 진짜 진짜로!"
"대신 나 맛있는 술안주 좀 만들어줘!"
"그럼 아저씨 믿고, 오늘 안주는 서비스로!"
"오~ 감사합니다 아이돌님!"
"호호호호"
- 딸랑딸랑-
이때 문이 열리며 환의 친구 동한이가 분식집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환의 생일을 위해 준비한듯한 케이크가 들려있었다.
"이리오너라~! 귀하신 이 몸이 직접 누추한 요리인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친히 왕림하셨도다!"
그러자 선주가 기다렸다는 듯 동한의 케이크를 받아 든다.
"거봐 오빠! 내가 뭐랬어? 동한이 오빠가 사 올 거라고 했잖아.."
그런 동한을 보고'녀석 참'하는 표정으로 멋쩍게 웃는 환.
"등장이 요란하긴 했지만... 케이크 고맙다!"
"당연하지! 내 원픽 요리인의 생일인데... 케이크 정도는 내가 챙기는 게 맞지!"
"네네~ 감사히 받겠습니다."
재킷을 벗으며 자리에 앉아 두리번거리는 동한.
"선주야! 그런데... 어머니는 어디 가셨냐?"
"아... 고모가 오늘 갑자기 맹장수술을 하셔서... 엄마는 병원에 갔어!"
"안 그래도 일곱 시까지는 꼭 오신다고 했는데..."
"저런... 그랬구나? 그런데 일곱 시면 금방인데?"
"그러게... 우리 고모가 엄살이 좀 심해서... 아마 오늘 집에 못 오시지 않을까 싶네?"
"오빠가 태어난 시간이 저녁 일곱 시라 그때까지는 오시려고 한 것 같긴 한데..."
선주의 말을 듣고 동한은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이미 여섯 시 오십 분을 지나고 있었다.
이때 울리는 선주의 스마트폰.
"아! 엄마네? 여보세요!"
"응... 응..."
엄마와의 짧은 통화를 끝낸 선주가 환을 바라보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역시... 오늘 늦으신대! 고모가 못 가게 한다네..."
그러자 동한이 케이크를 꺼내며 초를 꽂기 시작했다.
"그럼 일곱 시가 지나기 전에 빨리 시작하자고!"
"예비 아이돌! 축가 부탁해~"
동한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선주에게 향했다.
"아... 내 노래 비싼데..."
"하지만 뭐... 오늘은 특별히 불러주지!"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짝짝짝짝 -
"아... 쑥스럽게..."
"후~"
멋쩍게 웃으며 촛불을 끄는 환.
"!!!"
- 덜덜덜덜 -
그때 갑자기 땅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 와장창 -
- 쨍그랑 쨍그랑 -
사나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는 식당 안의 물건들.
"뭐... 뭐지? 지진인가?"
"으아아!"
"선주야! 빨리 테이블 아래로 들어가!"
"오빠! 오빠!"
모두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소리치며 테이블 아래로 들어갔다.
더욱 심해지는 흔들림.
"괜찮아! 괜찮을 거니까 몸 웅크리고 가만히 있어!"
선주를 안심시키기 위해 환이 소리쳤다.
하지만 흔들림은 멈추지 않았고, 이내 사람들의 몸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몸이 이상해..."
순간, 갑자기 알 수 없는 에너지로 인해 공간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했고, 주변은 난생처음 보는 괴상한 형태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 슈우욱 -
결국 알 수 없는 에너지는 공간을 터질 듯 부풀게 했다가 빠르게 수축시키며 식당 안의 사람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환의 눈앞에서 하나둘 씩 사라지는 사람들.
"뭐... 뭐야! 안돼! 안돼!!"
"선주야! 동한아! 아저씨!"
목이 터져라 소리쳤지만 이 공간에서는 그런 자신의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으아악!!!!!!"
결국, 환을 끝으로 식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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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음...'
그리고 낯선 곳에서 눈을 뜬 환...
여기는 어디? 대체 식당 안의 사람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