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주문

by 달빛그림자

살다 보면 힘이 빠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사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순간이 꽤 자주 찾아오기도 한다.

그것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지레 겁을 먹어서일 수도 있고

뜻밖의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서 일 수도 있으며

어떤 일을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뚜렷한 성과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나는 한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응원을 해주지 않거나 오히려 기운을 빠지게

만들어서 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한번 힘이 빠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면 사람이 무기력해질 뿐더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나는 안 돼.'라는

패배감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당신이 만약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까?

첫째,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며 깔끔히 포기한다.

둘째, 자신은 없지만 이왕 하던 거니 좀 더 질척거려본다.

셋째, 나 혼자 힘으로는 안 되니 힘 좀 보태라며 주위에 도움을 청한다.

넷째, 숨겨져 있던 자신감을 끌어내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본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태도는 이외에도 훨씬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선택은 숨겨진 자신감이라도 끌어내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주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겠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나는 이왕 하던 거라 질척거리다

그냥 물러나긴 아깝다며 억지로 없던 힘을 쥐어짜냈던 것 같다.

바로 포기하기는 자존심 상하고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숫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초등학교 6학년인 조카와 이야기를 하는데

딱히 꿈도 없고 적당한 대학을 나와 작은 회사나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자신의 미래를 예상했다. 물론 적당한 대학을 나와 회사에 들어가

성실히 사는 것이 나쁜 미래라고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통의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니까. 하지만 내가 안타까웠던 것은

분명 조카에게 다양한 재능이 있고 관심이 있는 분야도 있는 것 같은데

지레 자신은 안 될 거라며 미리부터 꿈을 포기한다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조카는 "나는 자신이 없고 남 앞에 나서는 걸 원래 잘 못한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도 했다. 아직 조카에게는 가야 할 먼 길이 남아 있고

인생이란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는데 아이가 자신감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 됐다.


어린 시절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나는 자신감이 부족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꿈 없이는 살 수 없는 아이였다.

덕분에 꿈을 이루고자 밑바닥에 가라앉은 자신감이라도

기어코 찾아내려 애썼는데 이를 위해 나만의 주문을 외우곤 했다.

흔해 빠진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주문은 물론이고

예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봤던 "She can do it. He can do it.

Why not me!" 란 말을 수없이 되뇌이기도 했다.

뭔가를 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을 때 이런 주문을 소리내어

말하곤 했는데 다짐을 마음 속에 가둬두지 않고 입밖으로 꺼내는 것은

긴장감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에 꽤 효과가 있었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내게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면

많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하신 적이 있다.

속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주변에 알려야 그게 창피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자신감을 얻기 위해 주문을 소리내어 되뇌는 것 역시 마찬가지 원리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속으로 말할 때보다 자신의 귀에라도 들리게

주문을 외울 때 말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더 큰 힘을 내게 되는 것이다.

본래 아무리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내면에는 할 수 있다,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하게 마련이다. 이럴 때 자신의 내면을 일깨워

"그래, 넌 할 수 있어!"라고 다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스스로 내뱉은 말을 책임지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서른 살을 넘긴 뒤로는 이런 주문을 자주 외운다.

"이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큰 문제가 아니야. 겁먹을 필요 없어."

이는 인생의 풍파를 겪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얻은 깨달음이기도 하다.

경험이 일천할 때는 사소한 일에도 겁을 먹고 엄청나게 큰 문제처럼

부풀려 생각하지만 막상 겪어보면 걱정한 것보다 별 일이 아님을

알게 되지 않던가. 이런 깨달음을 주문처럼 외우다 보면

어떤 일과 마주했을 때 제법 담대해진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살다 보면 누구나 힘이 빠지고 자신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깔끔하게 포기하는 게 과감한 결단일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리는 것이 훨씬 나은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당신은 내면의 자신감을 일깨우기 위해 어떤 주문을 외우는가?

혹여 실패한다 하더라도 후회없는 삶을 위한 당신만의 주문은 무엇인가?

그것이 아무리 조잡하고 유치한 주문이라도 좋다.

"곰 같은 힘이여, 솟아라! 뾰로롱!"이면 어떠랴.

당신이 마주하고 있는 벽은 언제나 걱정하는 것만큼 대단한 문제가 아니다.

힘을 내라,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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