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조르주 페렉

by 산책가

조르주 페렉의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3일간의 시도.




페렉은 1974년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생-쉴피스 광장 주변을 하나 하나 다 소진시킨다.

그는 보통은 언급하지 않는 것들, 주목하지 않는 것들, 중요하지 않는 것들을 묘사한다. '날씨가 변하는 것, 사람들과 자동차들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바로 그것'을 말이다.


아침 10시 30분. 춥고 건조한 잿빛 하늘에 가끔 햇살이 비치는 광장을 걷는다. 분명하게 눈에 보이는 것들을 묘사하며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스케치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들은 거리에서 보이는 알파벳 철자들이다.

어떤 산책가의 쇼핑백 위에 쓰여져 있던 단어 'KLM'

주차장을 가리키는 대문자 'P'

'Hôtel Récamier(레카미에 호텔)'

'Rue du Vieux-Colombier(비외-콜롱비에 거리)'

등과 같은 수많은 철자들을 언급한다.


그 다음으로 그가 소진하는 것들은 도시를 가득 채우는 화살표와 표지판들과 같은 관례적인 기호들이다. 그리고 다음 차례는 버스의 번호, 거리의 번호, 건물의 번호 등 도시 안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숫자들이다.

또한 길바닥에서 남아있는 작은 흔적들과 자갈과 모래. 아스팔트, 나무와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한 무리의 비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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