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쉬즈한의원 신촌점 신예지원장입니다.
시험관아기 준비를 하는 부부들을 만날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사실들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험관 준비를 시작한 이후 부부관계가 거의 없다. 두 번째는 수면의 질이 불량하고 불면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입니다. 수면에 대해서는 제가 늘 역설하고 있으니 오늘은 자연임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시험관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 시험관시술을 ‘마지막 기회’ ‘막차’ 또는 ‘임신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 생각하고 자연적인 임신은 불가능하다 여기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험관은 막차일까요?
어떤 분들은
‘지금까지 자연임신 시도했는데 안 되었어요. 지금 임신시도 한다고 되겠어요?’
라고 생각하시기도 합니다. 사실일까요?
저는 한의사이지만 비교적 시험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긍정적으로 시험관에 임할 것을 권하는 편입니다. 과거에 비해 난임에 대한 진단과 접근이 좋아졌고, 비용이 많이 낮아졌으며, 과거에 비하면 시험관에 쓰는 약과 방법이 몸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기술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연임신만 진행할 때는 몰랐던 문제들도 시험관을 시도하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연임신을 시도할 때는 난자는 제때 배란되었는지, 정자는 자궁 안으로 잘 들어가는지, 그 과정에서 많은 수가 오래 살아남는지, 난자와 정자는 잘 만났는지, 난관의 운동성은 좋은지, 배아는 잘 분열되는지, 내막은 착상하기 적절한 상태인지를 전혀 모르고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지만 두 부부가 각각 검사상 문제가 없었지만 막상 정자가 난자 세포막을 잘 못 뚫거나 지나치게 배아 분절이 많이 만들어진다든지, 자연임신 때는 확인할 수 없었던 문제를 확인해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1년간의 임신시도를 했으나 임신이 되지 않는 커플에게는 반드시 난임에 관련한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을 것을 권해드리고, 필요 시 시험관을 시도할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여러 문제를 밝혀냈다고 해서 시험관 만이 임신의 유일한 방법인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는 ‘자연임신’이라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임신을 시도했다면, 시험관을 시작한 후에는 ‘자연임신’과 ‘시험관아기’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임신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면 됩니다. 시험관아기는 아무리 빨라도 2~3개월의 휴식기를 가지고 다음 시도를 들어가야 몸에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에 1년에 4~6회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는 시도 방법이지만, 자연임신은 매달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임신 시도의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지요.
자연임신을 권하는 두 번째 이유는, 시험관을 위해 몸을 만들고 준비를 한다면 자연적인 임신의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시험관 준비하시는 분들은 식사나 생활 등을 좀 더 건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시지요? 이런 노력의 결과로 정자와 난자의 기능이 좋아진다면, 원인 불명의 난임에서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사실 시험관이라는 어려운 길을 통과하는 동안 부부의 사이가 멀어지거나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임신을 위해서는 정자의 질과 난자의 질이 둘 다 확보되어야 하지만, 실제 시술이 일어나는 과정은 여성의 몸에 무리가 더 많이 오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일도 많지요. 그럴 때 충분한 마음의 대화와 몸의 대화가 있는 것이 어려움을 헤쳐 가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시험관은 사실 굉장한 스트레스와 신체적인 피로를 동반하는 시술이기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임신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10차의 시험관 끝에 포기하자마자 자연적으로 아기가 찾아왔다는 케이스들을 왕왕 볼 수 있는 것도 그것입니다.
시험관을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부부와 아이가 있는)‘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것이지요. 임신을 위해서이든 아니든 규칙적인 부부관계를 함께 하는 것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