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land 는 현실일까? 꿈일까?

[영화리뷰] 베스와 베라

by S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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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공포영화가 주는 긴장감이 좋아 영화를 본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서늘함을 느끼고자 공포영화를 찾아보고, 이는 여름에 더욱 두드러진다. 반대로, 나는 이런 느낌이 싫어서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서양 특유의 유혈낭자한 영화나 사람의 신체를 훼손하며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고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영화들은 밤잠을 설치게 할 뿐 아니라 보고 있으면 정신까지 이상해지는 것 같아 손을 절레절레 흔들게끔 한다. 똑똑한 스릴러라면 환영이지만 공포영화는 왠지 찾아보고 싶지 않았고, 지금도 내 취향은 아니다. 그래서 본 영화 <베스와 베라>를 보겠다고 했던 것은 나 자신에게도 꽤 흥미로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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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첫 직감은 ‘누군가의 꿈을 현실처럼 촬영하는 것’이었다.

모두 쉽게 말하지만, 아무도 제대로 정의할 수 없는 ‘현실’ 말이다. "


- 감독 파스칼 로지애 -


영어원제 'Ghostland'의 본 영화는 한글제목이기도 한 '베스'와 '베라'라는 두 자매의 이야기가 중심소재이다. 무엇이 현실인지, 무엇이 꿈인지, 잔혹한 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내가 이렇게 괴로운 것이 어느 쪽인지 경계를 애매하게 만든 본 영화 <베스와 베라>는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놀러간 친척집에서 그곳에서 기다리던 악마 같은 사람들에 끔찍한 일을 당한 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일부러, 관객에게 익숙한 곳을 무대로 삼고자 1880년대 전형적인 미국식 농장을 찾아 온갖 그로테스한 물건들을 가져다놓고 현실과 꿈의 구분이 안 가도록 했다는 감독의 의도처럼, 관객들은 말 그대로 'Ghostland' 같은 이 곳에서 두 자매의 시점과 함께 움직이며, 함께 현실과 꿈을 왔다갔다하며 두 자매, 베스와 베라와 함께 숨을 죽이고 영화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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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사건의 그 날 이후, 베스는 아직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지만, 소설가가 되어 그 날의 일을 책으로 출간하며 나름 그 날로부터 도망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반면, 베라는 아직도 그 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발버둥치며 지하실에 자신을 가두고 자해까지 하며 힘겨워한다. 어릴 적부터 상반되는 성격을 보여준 베스와 베라. 이런 둘의 캐릭터는 끔찍한 곳에서 탈출하려는 두 사람의 면모를 관람객에게 보여주며 극적인 요소를 더한다.


"왜 이곳에 나를 두고 갔어?

미안해, 그래서 다시 돌아왔어"


소설가로 성공하고 다시 그 집을 찾은 베스. 아직도 그 날의 기억에 사로잡혀 사는 베라. 그런 베라를 구하려는 베스 앞에 닥친 새로운(혹은 오랜) 진실은 베스가 지금까지 피하려고 했던 것을 그녀의 눈 앞에 가져다주었고 마침내 다시 마주하게 된 베스는 그녀의 눈 앞에 잔혹한 게임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 살아서 탈출해야 한다. 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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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관객이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는 박진감을 주고자, 좁은 집에 서른 여명의 스태프를 들이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카메라가 좁은 통로를 따라가고 문과 문을 넘나들기 때문에 관객들은 주인공의 시점을 따라가며 같이 달리고 같이 숨을 죽이고 같이 탈출한다는 기분으로 몰입감 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녀들과 같이 끔찍한 그 곳을 탈출하며 생각하게 된다.

과연, 내가 탈출하고자 하는 'Ghostland'는 현실일까, 꿈일까?

나는 지금 무엇에서 도망치려는 것일까? 나를 쫓아오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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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영화 <베스와 베라> 리뷰 (Ghostland)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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