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완벽한 거짓말
몇 년 전, 한국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손꼽히는 작가 신경숙씨의 표절시비로 세간이 뜨거웠었다. 이십 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작가로 활동하며 많은 문학팬들을 안은 작가의 대표작 <엄마를 부탁해>를 비롯하여 <어느날 전화벨이 울리고> 등 네댓권의 책의 표절여부가 공식적으로 미디어에 드러난 사건이라 그만큼 작가를 사랑했던 팬들은 상당한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 실망스러웠던건 깔끔한 표절인정 및 원작자에 대한 사과가 없는 애매모호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불세출의 미인이어도 다른 여인의 얼굴이 더 어여뻐보이듯 아무리 잘난 작가라도 자신이 생각해내지 못한 문장은 그렇게나 갖고 싶은걸까? 대표작 <장미의 이름>을 집필한 이탈리아의 지성인 고 움베르토 에코도 <율리시스>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부럽다고 인터뷰한 걸 봤는데 특히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예술분야에선 이러한 질투심이 더욱 높을거라고 여겨진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예술인들은 얼마나 다른 예술인들에 빚을 지고 사는가?' 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빚을 인용/차용이 아닌 무단절도 식으로 지어선 안된다. 거기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혹독한 댓가가 따르게 되어있다. 다음 소개할 영화처럼 말이다.
프랑스의 떠오르는 배우 피에르 니네이 주연작 <완벽한 거짓말> (영제: A Perfect Man) 은 악마의 심연같은 자신이 저질러놓은 거짓말에 자신이 저당잡힌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주인공 '마티유'(피에르 니네이 役)는 이삿짐센터에서 일하지만 소설가의 꿈을 꾸는 청년이다. 매일 2,500자를 쓰라는 스티븐 킹의 말을 받들어 매일 노트북 앞에 앉아 소설을 부지런히 집필하여 출판사에 보내지만 번번히 거절당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사고무친의 한 노인이 돌아가신 집에 정리하러 갔다 자신의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과거 알제리전에 참전했을 때 작성한 일기장으로 마치 전쟁터에 있듯 모든 것이 생경하게 담겨 있었고
출판에 목이 말라있던 마티유는 이를 자신의 것인양 타이핑하여 <검은 모래>라는 제목으로 출판사에 보내 대박을 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흠모하던 대학교수의 사랑도 얻게 되어 그녀의 집에 초대도 받는다. 스타작가의
연기는 바로 이때부터 위기를 맞게 된다.
부(富)도 얻고,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도 얻고, 유명세도 얻고 모든 것이 좋았다. 사람들은 그를 천재작가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글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썼던 글은 삼류라고 불렸으며, 심지어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도 그렇게 말했다. 자신은 어찌됐든 '스타작가'라고 불리울만한 글을 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처음엔 어찌됐건 성공하여 좋았지만 갈수록 그는 불안해졌다. 왜냐면, 세상은 차기책을 원했고 선수금으로 버텨가던 그의 자금사정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더욱이 그는 문학교수인 그녀를 만족시킬만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쓸 수 없었다. 그의 가면은 조금씩 아래로 흘러내려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더욱 그를 위태롭게 하는건 그 일기장의 존재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그에게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기 때문이다.
타인의 것으로 일궈낸 가짜 성공,
하지만 그 성공의 무게도 버텨낼 만한 자가 가져가지 않는다면
곧 무너지게 되어 있고 그 댓가는 자신이 치뤄야 한다.
타인의 삶을 훔칠 때에 공짜란 없다.
타인의 것을 훔칠 때엔 그만한 짐까지 업고 갈 것을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세상엔 영원히 묻히는 진실 혹은 거짓말도 없다.
선택은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