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지 못했던, 밤하늘을 밝히는 별
그대는 오늘 하루를
자그마한 술잔에 담고
‘나와 닮았네’라고 생각하며
노을을 보며 마시네요
붉게 물드는 하늘은
그대의 등마저 물들이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쫓아
그대의 등을 쓰다듬어요
오늘의 막을 내려요
하늘이여, 지켜봤나요
저 사람의 마음과 닮은
회색빛의 그림자를
.
.
그대는 오늘 하루를
한 번 더 술잔에 담고
‘나와 닮았네’라고 생각하며
저만치 가는 구름을 보죠
붉게 물드는 하늘은
그대의 마음마저 물들이고
방에 숨은 그대를 쫓아
그대의 발을 간지럽혀요
오늘이란 연극이
계속되고 있나요
햇빛보다 달빛이
그립다며 읊조리는 밤
.
.
오늘이 막을 내리면
나는 두 눈을 감고
두 눈 가득 밤하늘을
밤하늘의 별을 볼 거에요
나는 하지 못했던
밤하늘을 밝히는 것
그 힘듦을 자처한
밤하늘의 별을 볼 거에요
.
.
그대가 오늘의 하루를
담은 자그마한 술잔에
아직 남아있는 붉은 노을은
애달프게 그대를 그리네요
삶에 지쳤을 때 꺼내보는 드라마가 한 편 있다. 바로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이다.
특히 스즈키 쓰네키치의 'OMOIDE'(추억)과 함께 흐르는 오프닝은
내가 밤에 택시를 타고 도쿄를 순회하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아한다.
저마다 제각기 보내는 밤, 떠드는 소리와 적막함이 한 데 어우러진 도시의 밤,
이를 스쳐가듯 보고 있노라면 한밤중 도시의 시끄러움과 허무함이 느껴져
읊조리듯 말하는 OST와 잘 어울린다.
누군가는 자정이면 하루를 마감하지만 누군가는 하루를 연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자정에 시작하는 심야식당. 밤에 일하는 사람들의 사연은
저마다의 애환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사연과 어우러진 마스터의 음식은
보는 나도 먹고 싶어질 만큼 정겹다. 누군가가 날 위해 만들어준 음식은
참 뜻깊지 않은가. 그렇게 그들은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고 간다.
내가 사는 곳엔 마스터가 있는 심야식당이 없기에 대신 집에 있는 와인과
술잔을 상 위에 올려놓았다. 밤에 와인을 따르면 참 노을처럼 보인다.
아마도 난 그 밤에 낭만과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다.
마스터의 음식이 먹고 싶었던 밤, 난 대신 낭만을 마셨고
창문을 젖혀 밤하늘을 봤다. 별이 보이진 않았지만 두 눈으로 별을 그리며.
취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밤하늘을 보며 싱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