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인 보고서 작성 방법

분석 보고서의 질을 개선해보자

by 정진

나는 2년 째 CFA Institute 에서 주관하는 대학(원)생 대상 GIRC(Global Investment Research Challenge) 멘토로 참여 중이다. GIRC는 특정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대회이다. 생각해보면 내 업의 본질과 같다. 투자리스크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한된 시간에 논리적으로 투자심의위원들에게 심사역의 생각을 전달해야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디서 어떻게 작업을 시작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한 시간을 자료수집에 할애하게 되는데, 이는 나 역시 지금까지 겪고 있는 시행착오이기도 하다. 이번 글을 계기로 내가 지향하는 논리적 글쓰기 방법론을 공유하고, 동시에 나의 레포트 작성 프로세스도 다듬어보고자 한다.






대회 준비 과정 중에 학생들이 겪는 고민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었다.


Q.1. 데이터는 많은데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할까?

Q.2. 분석 결과들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해야 할까?



초기에 가설을 세우고 접근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는 기업을 분석하기 전에 가용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 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투자 아이디어(Investment Highlight)를 고민하게 된다. 겪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중 실제로 의사결정 사용되는 데이터는 50% 가 채 되지 않는다. 그 만큼 쓸모 없는 작업에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사전에 자신의 분석과 사고의 방향을 이끌어줄 프레임(Logic Tree)이 필요하다.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분석 대상 기업에 대한 간단한 스터디 (전자공시, 증권사 및 신평사 레포트 활용)


2) 초기 가설 수립

이번 대회 대상 기업인 CJ E&M 을 분석한다고 가정하면, ‘글로벌 콘텐츠 판매시장에 기회요인이 있는가’ ‘성장이 정체된 광고시장 속에 기회요인이 있는가’


3) 초기 가설을 검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데이터를 수집


4) 잘못된 가설을 버리고, 사실에 기반한 검증이 될 때까지 2)~4) 과정을 반복


초기 가설은 분석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수정이 되고, 결과적으로는 이 초기 가설이 투자 아이디어(Investment Highlight)로 완성이 된다. 가설 수립을 위한 최소 배경지식은 있어야 하니 내가 분석하는 기업의 개요에 대해 스터디를 한 후 작업을 시작한다. 초기 가설은 직관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으나, 검증은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직관적인 가설을 데이터에 기반해 검증해나가는 과정은 이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컴퓨터 앞에서 시작하기 보다 종이와 펜으로 생각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초보자에 대한 충고
글을 쓰기 전에 항상 먼저 생각을 정리하라
일단 글을 쓰고 보면 큰 시각에서 수정하기 상당히 어렵다. - 바바라 민토-


모순되는 표현이지만, 어차피 데이터는 방대하고 부족하다. '80/20 Rule' 로 표현되는 파레토 법칙을 떠올려보자. 80% 효과가 있는 20%의 사안에 집중하자. 다음은 글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피라미드 형태로구성해보자


보고서의 목적은 정보의 ‘전달’ 과 ‘설득’ 에 있다. 철저히 독자가 사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읽기 쉬운 글이 나온다. (말은 참 쉽다)


작성한 문서가 두 페이지 정도의 짤막한 글이라 해도 그 안에는 대략 백 문장이 들어있다. 독자는 이 문서를 한 문장씩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한 후 각 문장을 연결하여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한다. 만일 이 문장이 위에서아래로 전개되는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면, 독자는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바바라 민토-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핵심 메시지를 읽고 독자는 마음속으로 ‘왜?’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 답변으로 상위 메시지가 나오게 된다. 투자분석 보고서를 예로 들면 핵심메시지는 ‘CJ E&M 을 매수 의견을 제시합니다’ 가 되고, 투자 아이디어(Investment Highlight)가 상위 메시지가 된다. 제시된 답변에 대해 독자는 다시 새로운 ‘왜?’ 라는 질문을 하게되고, 그 답변을 보기 위해 하위 메시지로 이동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상위 메시지는 하위 메시지를 요약하게 된다. 이런 질의 응답의 스토리를 상상하면서 문서를 작성해보자. PPT 형식으로 옮겨가면 그림의 네모박스 하나가 메시지를 포함한 한 개의 장표가 된다.


인간의 두뇌는 항목의 수가 4~5개를 넘어서면 그것들을 어떤 논리적범주로 분류하려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수평 레벨의 한 개 그룹은 동일한 규칙에 의해 그루핑(grouping)이 되어야 한다. 즉 공통의 관계 또는 목적을 지녀야하는데, 예를 들어 한 그룹 내 첫 번째 메시지가 성장 전략에 대한 것이라면 그 그룹 내의 다른 메시지들도 모두 성장 전략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1) 어떤 단계에 있는 메시지이든 하위 그룹의 메시지를 요약한다

- 같은 단계 내 메시지는 독자로부터 질문을 유도할 수 있게 기술

- 상위 단계에서 제기된 질문에 하위 단계에서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구조 (질의-응답 방식 구조)


2) 같은단계의 메시지들은 동일한 레벨 또는 논리적 순서에 의해 배열한다

- 연역적 순서 (대전제, 소전제, 결론)

- 시간적 순서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 구조적 순서 (서울, 인천, 부산)






실무적으로 모든 문서에 가설기반 접근방식과 피라미드식 문장구성을 철저히 적용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기존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읽기쉬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이런 방향성 속에서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성장하는 중이기도 하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GIRC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보고서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자료

1) 논리의 기술, 바바라민토

2) CJ E&M- 미디어 환경 변화의 주인공, 미래에셋대우 박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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