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진 Sep 19. 2023

레드오션에서 성장하기

바디아머 (BODYARMOR)의 레드오션 성장전략

2021년 11월 1일 코카콜라는 프리미엄 스포츠 음료 브랜드 바디아머 (BODYARMOR)의 지분 85%를 56억 달러 (약 6.6조원)에 인수했다는 발표를 한다. 이는 코카콜라 135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로, 2018년 코스타 커피(Costa Coffee) 인수 거래액인 51억 달러 보다 규모가 크다. 크레딧 스위스에 따르면 바디아머의 브랜드 자산과 코카콜라의 유통망을 감안 시 몬스터 에너지 케이스와 같이 코카콜라가 바디아머를 전 세계적으로 유통할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바디아머의 창립자 마이크 레폴 (Mike Repole)은 비타민워터 판매 회사로 잘 알려진 글라소를 1996년에 창업하여 2007년 코카콜라에 4.1억달러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이 당시 글라소 비타민 워터는 래퍼 50Cent,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등 스타 마케팅과 시너지를 확실히 내며 연 매출 4억달러를 실현하였다. 마이클 레폴로서는 코카콜라를 대상으로 한 두 번째 EXIT이다. 이번 거래로 마이크 레폴 만큼 주목받았던 사람이 바디아머의 초기투자자이자 회사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故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다.


Miss you Kobe.., Source: fadeawayworld.net


2011년 설립, 2015년 시장점유율 0%에서 2021년 시장점유율 18%까지 숨가쁘게 성장해온 바디아머 케이스를 통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해보자.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바디아머의 M&A 대상으로서 매력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기존 시장의 Pain Point에 대한 대안 제시

전략적 투자자(SI)의 니즈 충족

차별화된 마케팅


기존 시장의 Pain point


"게토레이는 블록버스터 비디오입니다. 변하지도, 진화하지도 않았습니다. 반면 바디아머는 넷플릿스입니다. 게토레이를 마신다는 것은 마치 테니스 선수가 짧은 반바지를 입고 나무 라켓을 사용하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날 선수들이 55년 전과 같은 스포츠 음료를 마시기를 기대하는 것은 코미디입니다."
 마이크 레폴, Mike Repole Interview


스포츠음료 시장의 전통 강자는 단연코 펩시 콜라의 계열사인 게토레이다. 게토레이의 미국 스포츠음료 시장 점유율은 약 70% 대를 유지해왔다. 건강, 웰빙, 낮은 칼로리 등의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이미 우리 식사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음료 분야는 변화의 속도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8oz 기준 게토레이의 당 함유량은 36g, 바디아머의 경우 18g 수준이다. 바디아머의 LYTE 버전은 2g의 당만 들어있다. 창업자 마이클 레폴은 비타민 워터 매각 이후 음료 시장 전반에 걸쳐 혁신이 부족했다는 점을 느꼈다고 한다. 코코넛 워터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2011년 Fuze Beverage를 코카콜라에 매각한 랜스 콜린스(Lance Collins) 와 협업하여 바디아머를 창업하였다. 


바디아머 음료수의 주요 성분은 코코넛 워터, 전해질 및 비타민이다. 나트륨 함량이 낮고 칼륨 함량이 높다. 그리고 인공 색소를 쓰지 않는다. 반면 게토레이는 나트륨 함량이 높고 인공색소를 사용하고 있다.


바디아머는 2017년 부터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제품라인업을 아래와 같이 확장하기 시작한다.


1) 바디아머 LYTE - 바디아머 스포츠 드링크와 모든 영양소가 동일하지만 병당 20칼로리와 2g의 설탕만 함유 (2017년 출시)

2) 바디아머 스포츠 워터 - PH 9+ 및 스포츠용 전해질을 바탕으로 만든 액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프리미엄 워터 (2017년 출시)

3) EDGE - 천연 카페인 부스트를 결합한 음료 (2021년 출시)


탄탄한 브랜드력 (Price의 하방 경직성)을 바탕으로 한 Q(Quantity)의 확장 전략이다. 바디아머는 2015년 시장점유율 0%에서 2017년 3%, 2020년 8%, 2021년 9월 판매량(골드만 삭스 집계) 기준 18%까지 2017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전략적 투자자의 니즈 충족


코카콜라는 2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약 200개의 브랜드를 판매 중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및 환타를 포함하여 강원평창수 같은 지역 브랜드까지 제품군이 다양하다. 135년의 역사가 M&A 역사였을 정도로 많은 거래를 성사시켰다. 글로벌 제조 및 유통망을 바탕으로 기업철학에 부합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이 성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바디아머의 창업자 마이클 레플과 랜스 콜린스는 각각의 회사를 코카콜라에 매각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 만큼 코카콜라의 성장전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코카콜라는 2018년 8월 바디아머 지분 15%에 대한 소수지분투자를 단행한다. 그리고 바디아머 제품을 코카콜라 제조시스템에 편입시킴으로써 폭발적으로 늘어날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킬 준비를 했었다. 바디아머는 미국 내에서 잘 알려진 음료수이다. 바디아머 입장에서 코카콜라 제조 및 유통시스템으로의 편입은 SOM (수익시장, 미국)에서 SAM (유효시장,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에 해당하는 기업가치 상승분은 이제 오로지 100% 주주인 코카콜라가 향유할 것이다.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코비의 비전과 믿음이 없었다면, 지금의 바디아머는 없었을 것입니다" If it wasn’t for Kobe Bryant’s vision and belief, BODYARMOR would not have been able to achieve the success we had."
마이크 레폴, Mike Repole Interview


코비 브라이언트는 투자회사 Kobe Inc. 를 설립하고, 2013년 바디아머 지분 10%를 약 6백만 달러에 투자한다. 이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과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소 4억 달러 이상 회수를 예상한다. 기업가치만 하더라도 2013년 코비가 투자했을 당시 기업가치가 6천만달러, 2018년 코카콜라의 소수지분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20억 달러, 2021년 인수 기업가치가 65억달러였던 점을 감안 시 기업가치 상승분만 약 100배 이상이다. 


바디아머는 창업자와 코카콜라 외 MLB 선수 버스터 포지(Buster Posey), NBA 브루클린 네츠 소속 제임스 하든(James Harden) 같은 운동선수를 포함 약 100명 이상의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다. 버스터 포지와 제임스 하든은 투자 당시 젊고 떠오르는 신예에 해당했고, 바디아머의 투자자 겸 광고모델이 되었다. 


Source: Bodyarmor


바디아머의 마케팅 수단 중 하나는 스포츠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쓰면서 지분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9년 신예 테니스 스타 나오미 오사카(Naomi Osaka)를 주주로 영입하였다. 2021년 1월에는 아메리칸 아이돌 우승자인 캐리 언더우드 (Carrie Underwood)와 지분거래를 통해 최초로 스포츠선수 외 유명인으로 라인업을 확장하였다. 캐리 언더우드는 피트니스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CALIA의 창립자이며, 피트니스 앱 FIT52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바디아머의 케이스를 통해 투자자의 시각에서 아래의 질문을 시장에 던져보았다. 


1) 기존 과점 시장의 제품과 서비스가 현재의 Trend 및 Lifestyle 과 잘 매칭이 되어 있는가, 이로 인한 고객의 Pain Point는 없는가?

2) 우리를 성장시켜 줄 전략적 투자자 (Strategic Investor)의 니즈는 무엇인가?

3)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부각시켜 줄 차별적인 마케팅 수단은 무엇인가?


내가 속한 사모펀드 시장으로 시각을 돌려본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아졌던 시기도 그렇고, 투자자들의 요구수익율이 높아진 지금 역시 알파를 찾아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 만큼 VC든 PE든 어떤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기업들을 만나왔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미 투자시장은 복잡계이자, 레드오션이다. COVID-19을 지나 평균금리가 상승한 지금의 새로운 투자환경에서 시장의 Pain Point 또한 달라지지 않았을까? 나 역시 레드오션의 파도 앞에서 다시 한 번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전략적투자자를 포함해 우리와 함께 성장할 워킹그룹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남들과 다르게 만드는 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의 다짐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매거진의 이전글 LVMH 투자 포트폴리오로 살펴본 패션벤처 트렌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