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보다 중요한 게 인성이다
매거진 콘셉트를 잡을 때, “직장에서 배운 인생철학”을 다루기로 했으니 꼰대 상사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입에 담기도 싫은 사람이다. 업계 선임이라 기본 프로세스에 대한 경험은 풍부하다. 20년이나 되는 옛날 방식을 해마다 되풀이하며 강조하는 것부터 상꼰대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롤모델”이다.
면접 보러 갔던 날, 어떤 질문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매년 신입을 뽑는 자리에서 꼰대 Y가 구질구질하게 반복했던 멘트는 평생 잊지 못할 거 같다.
우리는 학벌, 성별, 경력 다 필요 없어요.
중요한 것은 인간미, 사람이 가장 중요하죠.
아득히 먼 옛날이라 기억나지 않지만, 어쩌면 내가 면접 보았던 날도 이런 말을 했을 거다. 그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그 한마디가 전부 허세였던 것을. 그토록 강조하는 인간의 됨됨이가 정작 본인한테는 없었던 것을 말이다.
타인에게 부단히 반복해서 주입하고자 하는 말은 세뇌나 다름없다.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직원이 성사했으면 하는 바람에 대리만족하고 결과물은 자기 덕분이라고 내세우고 싶은 욕망이다.
한국 지사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사원들의 자율성이었다. 바지 사장이 있든 없든 우린 본인의 맡은 바 업무에 충실했다. 꼰대 Y가 없었더라면 더 큰 성장을 이뤄내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의 허세는 본사 임원진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연말이면 회사를 위해 돈을 얼마만큼 아꼈다고 유난을 떨었고 현지 협력사랑 관계 유지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떠들어댔다. 그것도 모든 지사 동료가 있는 자리에서 말이다. 어쩌다 출장하러 온 본사 임원들은 한 해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우리가 얼마나 억울함을 견디며 지냈는지 알 리가 없다.
그 사람이 본인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사이 우린 꼰대의 냄새에 절어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은근슬쩍 여직원한테 저지른 성추행이며 남녀직원을 불문하고 내뱉은 성희롱과 비하 발언은 그 사람의 밑바닥을 낱낱이 드러냈다. 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썩은 냄새를 막진 못한다.
너 그런 거 되게 없어 보여.
사람이 명품이 돼야 해.
가수 장민호가 ‘중2병‘에 빠졌던 정동원한테 했던 말이다. 정동원이 KBS2의 “옥탑방 문제아들”에 출연하며 직접 언급했던 에피소드다. 허세를 부리던 청년도 뼈저린 한 마디에 정신을 차렸다는데 꼰대 Y는 나중에 달라질까? 나이 들어 주변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게 되면 깨달을까?
Photo by. zongz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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