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족족 드러내지 말자
직장인도 일상 인증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앨범에 고스란히 남긴 채로 간직했다. 비싼 선물을 받든 양질의 음식점을 방문하든 인증사진은 찍어도 SNS에 잘 올리지 않게 되었다. 나의 짧은 행복이 누군가에게 시기와 질투, 불쾌감이 될 수도 있으니까.
면접 통과하고 합격 문자를 받은 날 신나서 셀카를 찍었다. 스토리에 올리고 합격한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축복받고 싶었다. 날 좋아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은 ‘좋아요’를 누르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그때의 감동과 감격을 잊지 못해 지인의 희소식에도 항상 ‘좋아요’를 답례로 기쁨을 함께했다.
하지만, 삶은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다. 가끔은 지친 날도 있고 가끔은 스트레스로 가득한 날도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모멘트에 분노와 괴로움을 표출했다. 처음에는 걱정되어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온 친구가 있었다. 그 빈도가 잦아지면서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마저 뜸해졌다. 우울한 기분을 헤아리는 자가 없어 서운했다. 소극적인 상태를 스스로 참으며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
홀로 떠난 여행, 홀로 관람하는 공연. 혼밥이나 혼영은 두려울 게 없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인생이 부질없는 것임을 깨닫고 더 강해진다. 그 뒤로 난 조용해졌다. 뽐낼 것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고 슬픈 일이 있어도 위로가 필요 없었다. 어차피 모든 것은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며 즐거움도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바쁜 업무로 야근할 때, 협력 파트너가 나 몰라라 하고 신나게 여행 사진을 올리거나 친구 생일파티에 참석한 셀카 이미지를 피드에 올리면 꼴불견이라 여기며 그들의 스토리를 차단했다.
내가 행복한 시간에 누군가는 불행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대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고 건강에 더 신경 쓰게 되었다. 꾸준히 운동하고 꾸준히 건강식을 챙겨 먹는다. 화려한 삶을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빈자라도 매일 즐거움이 가득하면 화려한 인생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SNS에 사적인 내용을 점차 줄였다. 올릴 게 없는 게 아니라, 뻔한 자랑거리보다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고 하루의 설렘을 채워줄 것. 상가에 파는 물품보다 필요할 때 도움 되는 노하우나 멘트 한마디가 더 값어치 있지 않을까? 성숙함은 나이가 든다고 고스란히 주어지지 않는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베풀고 더 많이 겸손해지는 게 성숙한 자세라 생각한다.
포토그래퍼: 이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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