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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기연 Jan 12. 2024

디자인프로세스에 대한 단상-7

ep 07. 조사하기(Discover)는 너무 중요해서 끝이 없다.

조사, 시작이 중요하다. 


길고 긴 레벨 맞추기(Leveling)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출발이다. 

레벨 맞추기는 프로젝트 외적인 내용이 위주가 되지만,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출발 전 정보의 레벨 맞추기도 중요한 요점이다. 보통 정보의 레벨은 불평등한 상태가 기본이다. 이를 최대한 평등한 상태로 출발해야 한다. 클라이언트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내용을 최대한 디자이너 및 프로젝트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밀유지계약서 같은 형식은 필요하다. 클라이언트는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디자이너와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출발선에서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정보량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다. 기본 정보에서 출발한 후,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다시 조사를 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조사에 비하면 훨씬 효율적인 조사를 할 수 있다. 앞 선 챕터에서도 주장했지만, 디자인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너와 내가 '우리'로 바뀐다. 최대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믿고 합심해야 한다. 



조사, 아는 만큼 보인다.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진리다. 이것은 조사단계에서 크게 작용한다. 동일한 콘텐츠를 찾거나 발견했을 때, 시점을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으로 나눠서 본다면 체감하게 된다. 프로젝트 말미가 되면 그 분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생각과 다양한 활동을 거쳤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되면 전문가 수준의 깊이로 대할 수 있다. 한 번씩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이 정보를 프로젝트 초기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초기 출발점에서 정보레벨 맞추기를 통해,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확보되었다면 그다음부터는 막연한 곳에서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타겟팅이 가능하다. 


보통 조사는 리서치라는 단어로 치환된다. 데스크 리서치와 현장(필드) 리서치로 구분된다. 이 두 가지 큰 영역의 조사는 보통 프로젝트의 앞 단에 위치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기간이나 목표한 정도에 도달했다면 다음단계인 문제정의하기(Define)으로 넘어간다. 그러면, 이제 조사하기 단계는 끝난다. 이게 문제라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단계를 거듭할수록 디자이너의 눈이 높아지고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동일한 정보를 접하더라도 프로젝트 초기와 프로젝트 진행단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정보를 해석하고, 디자인에 활용하는 능력은 뒤로 갈수록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초반에 수집하거나 모은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은 프로젝트 말미보다는 떨어진다는 말로도 대신할 수 있다.


그래서, 조사하기를 정보수집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고 한다면 이 과정은 끝내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물론, 프로젝트의 각 단계마다 시행되는 조사는 그 성격과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탐색적 조사(exploratory research)의 성격일 것이고, 이후에는 확정적 조사(confirmative research)가 될 것이다. 프로젝트 전달(Deliver) 단계에서는 설명적 조사나 기술적 조사 등이 포함될 수도 있다. 아무튼, 조사라는 행위는 끝내고 넘어가야 하는 단계로서 접근하면 안 된다. 모든 단계는 그에 맞는 조사가 있다. 이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하나의 방향을 정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기회요인을 상쇄시킬 수 있다. 



조사, 결국 데이터다.


디자인 프로젝트의 조사결과는 데이터 형식으로 나타난다. 정성적 데이터와 정량적 데이터로 드러나는데, 문제는 이를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게 해석해서 디자인에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 데이터를 해석해야 하는 단계는 초기 조사단계와 프로토타입이 완료되었을 때로 나눠볼 수 있다. 중간중간 모든 단계에는 다른 형식의 조사단계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프로젝트의 성격에 부합하는 도구를 통해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조사를 한 의미가 있다. 무조건 많은 양을 조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프로젝트의 여유가 된다면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모수에 가까워진다. 그 외에는 샘플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를 추정해서 디자인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자인 콘셉트를 작성해서 RFP화 시키는 것은 정성적인 내용은 물론이지만, 수치화를 통해 정량화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활용하는 도구는 설문이다. 이런 설문을 통해 디자이너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과 특성을 지목하게 되고, 그 수준도 정하게 된다. 디자인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객관적 장치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이 통계적 기법을 통한 데이터의 해석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많은 부분 도움을 받고 있지만, 결국 최종 결론을 통한 적용은 사람(디자이너)의 몫이다. 데이터는 프로젝트 시기에 따라 초기(클라이언트와의 정보레벨링, 자체조사), 중기(사용자 설문, 사용성 검증), 후기(파이로트 검증)로 나눠볼 수 있다. 시기에 맞춰서, 단계에 맞춰서, 프로젝트에 맞춰서 조사하는 정보의 질과 해석은 후반부로 갈수록 높은 품질이 유지된다. 





조사를 통한 자료수집은 프로젝트 모든 단계에서 필요하다. 

왜냐하면, 모든 판단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터 수집행위인 '조사하기'는 프로젝트 전반에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딱, 아는 만큼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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