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고민했겠지만, 저도 이제야 정리를 해봅니다.
보통 산업디자인학과의 졸업작품 주제는 학생들의 자율에 의해 정해집니다. 큰 테마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제품 선정은 학생들의 몫입니다. 평생 남는 결과이니만큼 전적으로 결정권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풀어나가는 과정과 결과는 지도교수님이나 주위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게 됩니다. 문제는 진행상황에 대해 보는 교수님마다, 사람들마다 기준이 달라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겁니다. 보통은 의견을 주로 얘기하는 것인데, 교수님들마다 말을 다 듣다 보면 정말 배가 산이 아니라 우주로 날아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초기 주제는 자유지만, 레벨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참고로 들어보세요. 각 Level마다 다 의미가 있답니다. 이 중 어딘가에 여러분 아이디어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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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 SF 공상과학
Level 2. 007 영화
Level 3.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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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 SF 공상과학
현실성은 1도 없습니다. 완전한 상상의 단계고, 비현실적일수록 좋습니다. 아무런 제약이 없고, 꿈만 존재합니다. 추상적이지만, 말은 됩니다. 꿈과 이상이 실현됩니다. 이런 Level은 젊고 순수한 대학생이라면 더욱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디자인을 주로 하게 됩니다. 과감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이 자아 나올 정도의 상상력을 시각화시키는 겁니다. 완성된 졸업작품은 호불호가 나뉩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기가 막힌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각 자의 능력이나 기술로 그걸 나름의 방법으로 실현하려 할 겁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눈으로 tangible 하게 visualize 합니다. 엄청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과감한 대학생의 졸업작품 주제로 이보다 멋질 수 없습니다. 예를 든다면, 하늘에 떠 있는 아파트, 정말 투명한 망토, 장기복제를 위한 로봇, 우주여행을 위한 개인 로켓 등이 있겠습니다.
Level 2. 007 영화
현실성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니고 가까운 미래의 언제입니다. 그러나, 획기적입니다. 마치, 곧 이런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것 같습니다. 보통의(?) 전투기만 보다 스텔스 기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입니다. 왠지 글로벌 기업의 선행디자인팀에서 지금도 만들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예를 들어 차로 본다면 모터쇼에 나오는 콘셉트 카고, 입는 로봇,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사람이 타고 다니는 드론, 동물 말을 통역해주는 단말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갤럭시 오브 가디언즈가 Level 1이라면, 아이언맨 슈트는 Level 2 정도가 되겠네요.
Level 3. 현실
현재 존재하는 제품의 리디자인입니다. 논리적인 설계와 구조, 형태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주제는 실존하는 디자인의 weak point를 개선하거나 idea를 더하는 정도의 주제입니다. 이런 주제는 기본적인 정보나 실력이 있어야 하고, 결과는 논리적입니다. 바로 현업에 투입돼도 좋을 정도의 능력이 베이스가 되어야 합니다. 부분 디자인 변경이나 스타일링 위주의 디자인 결과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정 브랜드나 제조사의 Identity를 유지하면서 작업하기도 합니다. 취업하고 싶은 회사에 제출하는 포트폴리오 첫 장에 자랑스럽게 넣을 수 있는 주제이며, 디자인 외에도 설계, 구조, 마케팅 등의 보조적 작업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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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Level 2와 3의 어딘가쯤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주제를 정해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든
타당성 있는 디자인이 되려면, 초기에 문제정의(Define) 단계가 명확한 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만 유의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각 자의 관심과 개성에 맞춰서 재학기간 동안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산하면 됩니다.
그래서, 졸업작품 전시회에 가면 다양한 주제, 다양한 개성, 놀라운 발상을 한 자리에서 보는 신선한 인사이트를 듬뿍 받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